■ 창간 16주년 특집 - 2050 탄소중립과 농촌여성의 역할

제9회 전국 생활개선회원 한마음대회 부대행사로 ‘2050 탄소중립과 농촌여성의 역할’이란 주제의 학술토론회가 농촌여성신문 주관으로 지난 21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정부 정책과 농업연구기관의 미션 등을 제안하고, 농촌여성들이 농업․농촌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 활동을 모색해보는 뜻 깊은 학술행사가 됐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발표와 토론회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편집자 주]

- 주제발표(2) : 기후대란, 지구환경과 식량위기 그리고 탄소중립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 남재작 소장

탄소중립 농법 연구와 농업인 육성이
이상기후·식량위기 가속화 막는 방법 

인구 증가하지만 식량자급률 낮아
많은 사람들이 기후문제에 대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평균기온 1℃가 올라가면 극한 기상환경이 된다. 가물 때는 아주 가물고 비가 내릴 때는 아주 많이 내려 이런 식의 극한 기상 현상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태양의 수분이 빨리 증발한다. 따라서 산과 들녘의 수분도 빨리 증발해 산불 발생빈도를 높인다. 
올초 강원도 울진에 산불이 났던 게 쉽사리 꺼지지 않은 것처럼 유럽과 미국도 산불이 끊임없이 발생해 우리나라 뉴스에도 보도됐다. 호주 산불 피해 면적은 한반도 면적을 태웠다고 한다. 재앙으로 여길 정도로 이상기후로 인한 엄청난 일들이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기후가 바뀐다는 건 농업이 어려워진다는 걸 의미한다. 
불과 50여 년 전 1960년도에는 인구가 30~40억 명 밖에 안 됐다. 50~60년 사이 2배 이상 인구가 늘었다. 앞으로 20~30년 지나면 96억 명까지 늘어난다고 봐야 된다. 인구가 늘면 그만큼 식량생산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기후가 들쭉날쭉한 상황에서 인구 대비 식량을 더 생산할 수 있느냐는 사실상 쉬운 문제가 아니다. 농업에 아무리 첨단기술을 접목해도 농산물 양을 50~60% 더 생산해야 되는데, 똑같은 면적에서 생산하는 양 자체는 많아졌지만 풍년 드는 나라가 있으면 흉년 드는 나라도 많다. 전세계적으로 식량생산이 들쭉날쭉해 평균적인 생산량이 늘지 않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소비하는 곡물은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외국에서 수입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014년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외국에서 식량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나라도 같이 문제다.

"탄소저감 농업
중장기 로드맵 확산돼야"

생산량 줄이는 기후위기 식량안보 위협
이상기후로 기온이 1도만 높아져도 옥수수 7%, 밀 6%, 콩 3% 등 생산량이 줄고, 기온이 높아질수록 농산물 생산량은 지속 감소돼 우려된다. 식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평균적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미래에 큰 재난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1961~2000년대까지 인구가 두배 이상 증가하면서, 식량생산이 146% 증가했다. 경작지도 늘고 생산성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질소비료, 인산비료 투입량이 증가했다. 2050년까지 추가적으로 70% 이상의 식량이 더 필요해졌다. 
세계 곡물생산량은 한계에 도달했고, 우리나라 농업은 비룟값, 인건비는 오르는 반면 쌀값은 4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쌀 생산 농가는 딜레마에 빠졌다. 국민들은 쌀을 먹지 않는다. 1인당 연간 약 54kg의 쌀을 먹는다고 한다. 이는 한 가마니도 안 되는 양이다. 
또한 농업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까지 더해 농업의 지속성을 위태롭게 한다. 2018년 40세 미만 농가 비율은 16.9%로 나타났는데, 65세 이상 고령화 비율은 44.7%로 양극화돼 97개 지역이 지방소멸위험 지자체로 분류됐다. 농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하지만 농촌의 40세 이하 청년농은 2000년 6.6%에서 2015년 1.3%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농촌지역 외국인노동자 일당은 2000년 3만 원에서 2022년 17만 원으로 크게 올라 농사  짓기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됐다.

글로벌 농업서 온실가스 40% 배출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비중에서 농업은 27%로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농업에서는 주로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나온다. 소와 화학비료에서 발생한다. 짧은 생각으로 자동차 매연으로 배출될 것 같지만 사실은 전세계적으로 농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40% 가량 차지한다. 농사지으며 토지를 많이 이용하고 전체 인류가 사용하는 물의 70% 정도를 농경지에 사용한다. 농업을 위해 물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또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농업 분야에서 주로 화학비료를 쓰면서 나오는 질소가 발생한다. 가축 분뇨로 인해서도 발생한다. 가축은 사료를 먹고 분뇨처리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굉장히 많이 배출하고 있고, 논에서도 2주 동안 물 대기를 하면서 메탄 세균이 번식한다. 
이를 저감하는 방법은 논물이 마른 상태가 되면 메탄가스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메탄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 자체적으로 화학비료를 줄여 농사지어야 하는데, 여름에 장마가 오는 기후다 보니 비료가 씻겨 내려가 어쩔 수 없이 비료를 많이 칠 수밖에 없다. 비료를 많이 사용하다가 줄이는 건 사실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탄소중립 농업 폭넓게 실천해야
탄소저감 농업을 통해 농업인들도 탄소중립 실천에 가담해야 한다.
탄소중립위원회 ‘농업부문 2030 NDC 및 2050 탄소중립’에 따르면 농업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24.7%에서 2030년 18%, 2050년 15.4%를 감축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농업분야 탄소중립을 주문했다.
농업에서 온실가스 감축방법은 ▲논물 관리 ▲비료 절감 ▲저탄소 가축관리시스템 ▲가축분뇨 처리방법 다변화 ▲바이오차로 토양에 탄소 격리 ▲축산 생산성 향상 스마트팜으로 배출량 감축 등이 있다. 
농촌에서 생활 속 탄소중립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대체육이나 채식 위주의 식단구성의 변화 등이 꼽힌다.
150만 명으로 비건 인구가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늘어 축산농가는 대체육과 경쟁하게 됐다. 대체육은 2040년경 단백질식품시장의 60%를 점유할 것으로 추정돼 전세계 투자사들의 투자도가 집중되고 있다. 해외기업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닭고기 대체육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국내기업에서는 국내 최초 구워먹는 식물성 고기를 출시하며 뛰어난 품질 개발 능력을 엿보였다. 

친환경에너지 개발로 삶의 질 높여
새로운 가축분뇨 처리방법을 위해 기업의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기업에서는 저메탄 사료첨가제를 개발해 국내 소 사육을 농가에 보급하는 등 사료를 통한 저메탄 소고기 생산을 유도하고, 농식품부는 농축산물인증제를 더욱 전략적으로 추진한다. 
농촌지역 태양광에너지와 바이오가스 문제를 가축분뇨 에너지화를 통해 마을의 변화를 이끌었다. 충남 홍성의 한 마을은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에너지 자립마을을 구축했다. 이 마을에서는 가축분뇨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고, 마을의 모든 주택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에너지로 주민 삶의 질을 개선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농업농촌은 변화를 맞이한다. 문제는 다음세대가 어떻게 우리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터전을 만들어주느냐다. 10년 안에 체계를 잡아나가야 하는 게 현재 농업농촌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런 탄소저감 농법을 적용하는 시도들이 농업계에서 연구하고 기술들을 실용화해 나오고 있다. 생활개선회원들이 농진청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자신의 농사에 결합해보면서 새로운 농업기술을 농촌에 도입방법을 시도해보는 선구자적 정신을 가져야 한다. 

▲ 본지는 지난 21일 전남 여수에서 농촌여성이 주체적으로 농업의 구체적인 탄소중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과 농촌여성의 역할’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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