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6주년 특집 - 건강한 농촌여성이 건강한 농업·농촌 만든다(학술토론회 : 2050 탄소중립과 농촌여성의 역할)

제9회 전국 생활개선회원 한마음대회 부대행사로 ‘2050 탄소중립과 농촌여성의 역할’이란 주제의 학술토론회가 농촌여성신문 주관으로 지난 21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정부 정책과 농업연구기관의 미션 등을 제안하고, 농촌여성들이 농업․농촌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 활동을 모색해보는 뜻 깊은 학술행사가 됐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발표와 토론회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편집자 주]

- 주제발표(1) : 기후변화 시대 농업농촌이 직면한 위기와 기회
김창길 서울대 농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김창길 교수

지구온난화로 아열대작물 재배지 점점 북상 중
농촌여성이 탄소중립 실천과 홍보 주역돼야

이산화탄소 시비효과 눈길
모든 현상에는 항상 위기가 있으면 기회도 있다. 기회는 잘 활용하면 되고 위기를 잘 극복해야 되는데, 전략을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2050을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나름의 기회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후변화와 식량안보에 관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의 핵심내용 중에 2016년은 불과 6년 전인데 몇 년 사이 기온이 1~2℃ 상승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나라는 과거 20년 전 제주도 서귀포의 날씨를 아열대 기후라고 했는데, 이미 전남 해남과 여수는 아열대기후에 와있다. 기후학자 트레와다는 월평균 기온이 10℃이상인 날이 8개월 이상일 때 아열대 기후라고 했는데, 이제 우리나라는 앞으로가 문제다.

지금은 아열대기후가 제주도와 남부지역 일부만 됐지만 앞으로 2080년이 되면 우리나라 전역이 아열대기후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이렇게 되면 폭염이 증가하고 호우, 가뭄 등 재해가 빈발해지기 때문에 그만큼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면 그만큼 광합성이 촉진되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한다. 일본 연구에 따르면 광합성이 증가한 만큼 이산화탄소 시비 효과로 인해 온실가스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온이 상승됐을 때 상쇄되는 효과도 가져온다고 한다. 기후변화가 농업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농촌경제연구원에 재직할 당시 직접 연구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광합성이 촉진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작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아열대작목 10년새 5배 늘어
관련 연구 활성화 필요"

아열대작물 재배지로 탈바꿈
또한 기온이 증가하면 작물에 따라 질적으로 아주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지역에 아열대작물실증센터가 유치돼 아열대작목 연구가 활성화되는 기반이 되고, 과거 제주에서만 재배되던 작물이 호남지역에서 생산됨에 따라 그동안 전혀 재배하지 못했던 새로운 작물을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기회일 수 있다. 또한 길어진 생산 기간을 줄이고 따뜻해진 기온으로 인해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농촌진흥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미 아열대작목 주산지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에서 생산되던 한라봉이나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던 애플망고도 생산되고 있다. 전남 해남, 보성, 여수지역에서 바나나까지 생산되고 있으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재배지가 변동되며 우리가 전혀 생각지 않던 아열대작물도 이미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빠른 속도로 아열대작목 주산지 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남 해남의 농업기후변화대응센터 사업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농진청이 아열대작물 55개 품목을 선별해 우리나라에 실증재배를 했는데, 22개 품목이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망고, 파파야, 한라봉 등인데 이미 아열대과수 재배면적이 빠른 속도로 늘어 10년 사이 5배가량 증가했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던 망고, 애플망고 재배면적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로 전남, 경남 쪽에서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식량안보 쏠린 관심 농업에 기회
스마트농업 확대는 중요한 기회요소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스마트농업 또는 디지털농업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크다. 농업에 첨단기술이 합쳐지는 기술 개발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농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확대되리라 본다.

다음은 탄소저감 농업이다. 이제껏 친환경농업과 유기농업이 있었는데, 이제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고 또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는 탄소중립 농업도 앞으로는 더 필요하다. 전남대 최우정 교수의 자료를 인용하면 탄소농사는 여러 방법이 많이 있다. 화학비료를 줄이고 물 관리도 잘하면서 농업만 잘한다면 앞으로 농업농촌에서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확대하는 것도 농업 분야에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농업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소외되는 가운데 기후변화 위기와 식량안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건 농업인들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다. 농업예산을 늘릴 수 있고 농업분야 대책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기후변화가 위기이자 기회다.

최근 기상재해가 굉장히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여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날씨와 기상이변에 관한 보험을 드는 방법도 있다.

과수는 새로운 작물로 바꾸면 적어도 3~5년 전환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휴농기 동안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휴농기 동안 정부에서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상재해 문제, 스마트농업 그중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탄소농업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생활개선회원들이 앞으로 영농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하고, 또 이를 통해서 농업분야는 혁신할 수 있다. 그중 탄소중립과 관련해서 앞으로 농업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회원들이 실천하면서 이론과 실습교육, 홍보 등에 있어서도 농촌여성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 본지는 지난 21일 전남 여수에서 농촌여성이 주체적으로 농업의 구체적인 탄소중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과 농촌여성의 역할’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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