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농업, 성공신화를 쓰다

■  농촌진흥청·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 사이버농업, 성공신화를 쓰다
    (19) 충남 부여군 옥산면 안서리 ‘외가집(
www.jangjoa.net) 박 영 숙 대표

 

귀농 후 손맛 살려 장류사업 올인
전자상거래·덤 마케팅으로 성공가도

 

길게 늘어선 장독대 사이로 개량한복을 곱게 입고 손님을 맞는 박영숙(50) 대표. ‘외가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푸근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닌 박 대표는 우리 전통장을 사랑하고 그 장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귀농 후 제2의 인생을 맞이하고 있는 박 대표는 최근 전자상거래를 통해 더욱 신바람 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용기 낸 귀농…제2 인생 시작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서의 삶을 살아오던 박영숙 대표는 갑작스런 언니의 사고로 2000년 귀농을 결심했다. 하지만 십수 년이 넘도록 도시에 살았던 박 대표에게 아무런 대책 없이 귀농을 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박 대표는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때 떠오른 것이 바로 자신의 ‘손맛’이었다. 음식 실력이 좋은 친정어머님의 손맛을 그대로 물려받아 결혼 후 직접 장을 담가 먹었던 박 대표는 이것을 활용하기로 했다.
계획을 세운 후 두 아들과 남편이 모인 자리, 홀로 귀농하겠다고 얘기 했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다음날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남편이 출근한 사이 박 대표는 옷 몇 벌과 항아리 15개를 들고 무작정 충남 부여로 내려갔다.
귀농 후 그해 홀로 담근 1500kg의 장은 모두 실패를 했다. “제가 너무 쉽게 세상의 문을 두드렸어요.”라고 말하는 박 대표는 그때부터 제대로 된 사업을 하기위해 뛰어다녔다. 충남도농업기술원과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인 교육에 참여해 37개가 넘는 교육을 받았고 이후 홀로 시작했던 ‘장’ 사업은 서서히 번창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6년 농촌진흥청의 우수농가 홈페이지 지원 사업에 선정된 박 대표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었다.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박 대표는 몇 차례의 정보화교육과 마케팅교육을 거쳐 ‘외가집’ 홈페이지를 최고의 위치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2008년 농업인 홈페이지 경진대회에 참가해 장려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는 1천500여 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고,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매출액만 7천500만원에 달한다.

달빛의 맛을 담은 ‘장’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직거래 판매도 병행한 박 대표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장 제품과 홍보자료를 들고 거리로 나갔다. 
장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시골인심을 보태 넉넉하게 장을 퍼주었으며, 준비해간 명함과 카탈로그를 나눠주며 홈페이지 홍보에 힘썼다. ‘외가집’이라는 따뜻하고 정감 있는 이름과 꾸준한 홍보활동 덕에 박 대표의 홈페이지에는 하루에 700여명이 넘는 회원이 접속한 적도 있다.
15개로 시작한 장독대는 현재 500개가 넘는다. 장은 햇볕과 손맛이 중요하다는 기존의 인식을 깨뜨리고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달빛, 별빛의 장’을 만들었다. 자신을 ‘달빛을 파는 여자’라고 거리낌 없이 소개하는 박 대표의 말 속에서 그녀의 장에 대한 열정과 정성을 느낄 수 있다.
박 대표는 최고의 장맛을 내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장맛을 맛보았다. 이렇게 쌓아온 노하우가 지금의 ‘외가집’과 박 대표를 있게 만들었다. 장 만드는 것은 기술과 재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연환경과 항아리, 그 밖의 땀과 정성이 중요하다는 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
장 제품의 원료인 콩과 고춧가루는 직접 농사지은 것 외에도 충남 부여와 친정인 전남 영암에서 생산된 것만 계약재배로 구매한다. 소금은 천일염을 5년간 묵혀 간수를 빼고 쓴다. 장을 담글 때는 간장용과 된장용 메주를 구분, 발효정도를 달리해 최상의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홈페이지 통해 고객과 정 나눠요”
“남편이 가끔은 컴퓨터에 미쳤다고 해요.(웃음)”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박 대표가 꺼낸 말이다. 홀로 농사를 짓다보니 장을 담그는 일도, 컴퓨터로 고객을 관리하는 일도 모두 박 대표의 일이다.
하지만 ‘도전하는 것도 습관’이라고 말하는 박 대표는 사소한 부분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에 대해선 끊임없이 도전한다.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던 전자상거래도 어느덧 자리를 잡아 지금은 수 백 명이 넘는 VIP고객까지 확보했다.
하루에도 게시판에 수십 건씩 올라오는 고객의 말에 하나하나 답글을 달아줄 수 있는 것도 박 대표의 부지런함 때문이다. 장류 제품 외에도 묵은지가 맛있는 ‘외가집’은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직접 담근 묵은지와 고추장아찌를 덤으로 보내준다. 또한 들기름, 도라지, 고사리 등 무공해 농산물을 아낌없이 제공해 훈훈한 인심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고객에게 줄 것이 많다는 박 대표는 매달 보름쯤이면 ‘깜짝보름행사’를 실시, 받은 사랑을 최상의 상품에 부담 없는 가격으로 보답할 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 세상의 모든 달빛을 팔아 성공한 여성CEO가 될 거에요.”라며 끝없는 열정과 도전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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