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현장목소리 – 충남 공주 최정희씨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제도(이하 특수건강검진)에 충청남도는 공주시가 선정됐다. 대상자가 된 최정희 한국생활개선공주시연합회장은 20여 년 동안 벼농사, 밤농사, 버섯농사 지으며 갖은 고생을 했다. 특유의 기백으로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 등 농기계 다수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지만, 이제는 매년 돌아오는 모내기철이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

▲ 최정희 회장이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을 받고 만족감을 ‘엄치척’으로 표현했다.

건강검진 안내문자, 농촌서 전달력 부족
병원서 농작업 건강 경고…체감 ‘확’

특수건강검진 홍보 부족
공주시는 특수건강검진을 수행할 의료기관으로 공주시의료원과 대전선병원을 지정했다. 국비 90%, 자부담 10%로 특수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데, 공주시는 2만 원 가량 드는 자부담비를 전액 시비로 보조하면서 대상자로 선정된 여성농업인이라면 무료로 특수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최정희 회장은 지난달 24일 공주의료원을 찾아 특수건강검진을 받았다.

“7월부터 건강검진을 신청하라는 문자가 수차례 왔었지요. 적어도 4번은 안내문자가 왔던 거 같아요. 여성농업인 1천 명을 선정했다는데, 여성들이 농업경영주로 등록돼야 선정이 되는 거 같아요. 문자가 와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아 여태 모르는 여성농업인이 많아요.”

공주의료원에서 최정희 회장은 우연히 생활개선회원 5명을 만났다고 한다. 회원들과 특수건강검진을 알게 된 경로를 공유하면서, 앞으로 읍면동 임원들을 통해 지역 곳곳으로 특수건강검진제도를 홍보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여러분, 특별히 아프지 않더라도 건강검진은 꼭 받으세요. 그게 여성농업인에 맞춘 건강검진이면 더욱 놓치지 마세요. 무엇보다 아프지 마세요.”

농업인 맞춤 검진에 만족
“골밀도검사와 폐활량검사는 농업인에게 꼭 필요한 검사였어요. 일반적인 국가건강검진은 기본 검사만 이뤄져서 간단한 느낌이었는데 다른 점이 있더라고요.”

공주의료원은 오전 8시30분부터 접수를 받는데, 한정된 의료 인력으로 기존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진행되다보니 시간이 지체돼 정오 12시나 돼서야 마쳤다고 한다. 의료원 측은 7~8월은 예약이 많지 않아 10명씩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검진 막달인 11월까지 예약자가 몰리면 오전·오후로 나눠 접수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최정희 회장은 농업경영 연수를 알아보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질의문답서를 작성하고, 올바른 농작업 자세와 농약 살포 시 주의점 등의 이론교육을 들었다.

“농약중독의 위험성을 상기시키고, 넘어지면 뼈를 다치니까 주의하라는 사고위험을 예시로 영상을 보여줘 경각심을 일깨워줬어요.”

최 회장은 진료 받기 위해 찾던 병원에서 교육을 하니까 더욱 이해가 쏙쏙 잘 된다고 했다.

의료진이 근골격계운동을 실시하며 정확한 자세를 가르쳐주고 여성농업인들은 그동안 굳어있던 몸을 스트레칭 했다. 근골격계운동을 마치고 집에서도 꾸준히 스트레칭 하라는 의료진의 당부와 함께 기능성 건강밴드를 보급 받았다고 한다.

여성 위한 특수건강검진 꼭 필요
“만족도조사 건의사항에 ‘5개 검진항목 외에도 안과검사를 추가해달라’는 내용을 작성했어요. 농촌 고령화에 따라 노안으로 힘든 여성농업인들에게 안과검진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주시농업농촌혁신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정희 회장은 최근 추경예산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에 대한 호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수건강검진을 매년 해줬으면 좋겠어요. 1000명씩만 해도 많은 인원이니까 올해 검진 받은 사람은 내년에 제한한다던지 격년으로 하는 방향으로요. 무엇보다 농촌에는 의료복지가 열악하다보니 중요한 건강정보를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기관이 없어요. 건강검진을 하러 병원에 방문하고,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체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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