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복지시책 탐방 – 강원도 춘천 ‘이웃복지사’

농촌 고령화에 마을단위로 구축된 통합 돌봄이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강원도 춘천은 올해 2월부터 이웃복지사 18명을 육성했다. 이들은 신북읍, 사북면, 북산면을 활동 무대로 마을 주민으로 구성됐다. 관절, 혈압, 당뇨 등 어르신들의 만성질환을 이해하는 건강관리교육을 받고 있다.

▲ 지난 2월부터 육성된 이웃복지사들이 어르신들을 위한 혈압관리교육을 받고 있다.

이웃복지사, 주민이라서 유대감 높아
어르신 우울감 낮추고 위급상황 대비

농촌은 의료 사각지대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지사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호호방문진료센터를 지원하며 이웃복지사의 전문역량을 높이는 협력기관이다.

소양강댐효나눔복지센터 최대영 팀장은 “농촌은 산간지역일수록 보건소와 떨어져 있어 실질적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평소 이웃으로 신뢰를 쌓아온 주민들이 이웃복지사가 되면 주말에도 상시적인 만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농촌은 보건소까지 교통이 불편한 경우가 많고, 차량으로 이동해야 방문이 가능하다보니 보건소 주위에 사는 어르신들에게 혜택이 집중돼있다고 한다.

“보건소가 먼 마을에는 보건지소가 있지만, 보건지소에 간호사만 파견 나와 있어 실질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봐요.”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은 병원에 방문해도 자신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설명하지 못해 매번 같은 약을 처방 받는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불필요한 약을 오남용할 수 있는 환경도 문제다.

“이웃복지사들이 지속적으로 어르신의 건강을 체크하면서 일지를 작성하면, 참고자료가 되니까 병원에 가서도 만성질환의 진척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라 약 처방을 달리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웃복지사 전통 이어지길…
이웃복지사들은 월 20일 하루 3시간씩 근무하면서 70만 원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이웃복지사는 춘천시민이면 누구나 호호방문진료센터(033-910-0178)에 문의하면 자세한 교육프로그램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지원자가 되면 낙상방지와 골절예방교육과 혈압관리에 이어서 당뇨관리교육을 받게 된다. 또한 식단관리와 척추가 굽는 것을 방지하는 스트레칭교육도 이수한다.

이웃복지사로 위촉돼 활동하게 되면 혈압측정기를 갖고 다니면서 당뇨가 있는 어르신들의 혈당체크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돕고, 어르신들에게 일상적인 건강관리 하는 법을 알려준다.

당뇨는 특히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데, 이웃복지사들이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다가 문제를 발견하면 소양강댐효나눔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호호방문진료센터 내 의사, 간호사들에게 경과를 보고하는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웃복지사는 옛날부터 마을에 거주해온 주민인 경우가 많아서 근무일이 아닌 토·일요일에도 위급한 상황에 어르신을 병원으로 이송까지 책임져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지난 2월부터 육성된 이웃복지사들이 어르신들을 위한 혈압관리교육을 받고 있다.

평소에는 긍정의 일상 말동무로 어르신 댁을 방문한다. 대화를 통해 어르신 일상에서 개선해야 될 부분을 알아보면서 보다 나은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6월 어르신 댁을 방문한 한 이웃복지사는 낙상방지를 위한 시설개선 상황을 파악했다. 안전손잡이, 미끄럼방지턱, 난간 설치 등 안전시설을 구축하는 데 촉매제가 됐다.

최대영 팀장은 “이웃복지사 육성의 핵심은 주민들이 마을의 어르신을 돌보는 선순환을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어르신들을 돌보던 이웃복지사가 70~80대가 되면 새롭게 육성된 이웃복지사를 통해 돌봄을 되돌려 받는 전통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웃복지사의 활약상에 행정안전부의 주민생활현장의 공공서비스 연계강화사업공모사업에 선정되는 결과를 낳았다. 해당 사업의 지원금 8000만 원에서 약 3000만 원이 어르신들의 시설 개선을 위한 재료비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인건비로 사용됐다고 한다.

김대영 팀장은 “이웃복지사들이 어르신 댁을 방문하면서 그동안은 선의의 마음으로 봉사하던 것에 좀 더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 댁에 빈손으로 갈 수는 없으니 필요한 생필품과 먹거리를 전달하느라 월급의 반 이상을 소진하는 경우도 있지만 금액보다 어르신들의 안위를 챙김에 보람이 더 크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미니인터뷰 – 송경숙 이웃복지사(64·북산면생활개선회원)
홀로어르신의 외로움 거둬내요~

▲ 송경숙 이웃복지사(64)

평소 봉사에 나서고 오항2리 부녀회장으로 주민들 안위를 살피다보니 기회가 찾아왔다.

윤 정부에서 공공형 노인일자리 6만개를 감축했는데, 다른 건 몰라도 이웃복지사 만큼은 줄이면 안 된다. 춘천 북산면은 교통이 불편해 미용실가기도 어렵다. 우리 마을 어르신들을 가장 가까운 사람이 돌볼 수 있어 큰 장점이다. 이웃복지사를 맞이하는 어르신들도 생판 남이 아니니까 부담스럽지 않고 서로 좋다.

홀로어르신과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학습교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1시간 동안 홀로어르신들과 함께하면서 외로움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교구를 사용하며 종이접기, 그림그리기, 색칠하기 등 함께하다보면 이웃복지사도 더 즐겁고, 어르신들에게 더 도움을 드리는 방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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