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농업 요람을 가다-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는 첨단농업의 거점이자 청년창업과 연관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청년임대농장, 창업보육센터, 실증단지를 기본으로 하면서 정주여건을 최대한 집적화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 결과물이 구현된 곳이 경북 상주, 전북 김제, 경남 밀양, 전남 고흥 등 4곳이다. 농업·농촌에 청년 유입의 마중물의 역할을 하며 전후방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 혁신모델인 전국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명한다.

▲ 상주 사벌국면 42.7ha에 조성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전국 최대 스마트농업 클러스터를 지향한다.

창업보육센터에서 원스톱 교육으로 전문인력 양성
실증단지·빅데이터센터 통해 첨단기술 노하우 축적

전국 최대 스마트농업 클러스터
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이하 혁신밸리)는 사벌국면 일원에 지난해 42.7ha 부지에 핵심시설 10ha가 조성되며 4곳의 혁신밸리 중 가장 먼저 닻을 올렸다.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중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전국 최대 스마트농업 클러스터를 지향한다.

상주시청 스마트밸리운영과 이기철 스마트기획팀장은 “혁신밸리는 청년에게 배우고 익히며 돈을 벌어 성장하는 곳이라 정의할 수 있다. 실습과 이론, 관리동이 결합된 청년창업보육센터에서 매년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농업인이 총 20개월간 교육과정을 거치게 된다. 상주는 경북에서도 과수산업의 중심지로 인정받을 만큼 다양한 전문가가 즐비해 이들을 중심으로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노하우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청년창업보육센터는 첫 번째로 2개월의 입문과정, 실습온실과 스마트팜 선도농가에서 현장실습이 펼쳐지는 6개월의 교육형 실습, 끝으로 12개월 동안 본인 스스로 영농경영을 할 수 있는 경영형 실습 등 체계적 보육관리가 이뤄진다. 그 과정을 통해 스마트팜 전문인력이 육성되며 수료 이후 임대형 스마트팜 입주권이 우선 부여된다. 선발된 수료생은 임대형 스마트팜을 3년간 이용할 수 있다. 거기다 스마트팜 종합자금 대출 신청자격과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보증 비율도 우대받는다.

임대형 스마트팜에는 지열냉난방 시설이 갖춰져 탄소저감은 물론이고 운영비 절감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이외에도 에어덕트, 워크레일, LPG 보일러, UV 살균기, 양액시스템, 차광 개폐기, 환경제어기 등을 갖추고 있다. 혁신밸리 지원센터에는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축적한 빅데이터를 축적하는 빅데이터 센터에서 향후 스마트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훌륭한 자료가 모아지고 있다.

 

▲ 청년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전문인력이 양성되고 있다.

창업에 도전하고 기업과 연계한다
혁신밸리에는 현재 4ha의 임대형 스마트팜이 조성돼 있다. 각각 2.02ha의 임대온실 A동과 B동이 설치돼 있는데 청년창업보육센터 수료생 중 지난해 3팀과 올해 4팀이 선발돼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2~3명의 팀체제로 0.5ha를 임대해 연간 80만~90만 원의 임대료만 지불하면 모든 시설과 장비를 쓸 수 있다. 딸기와 오이, 토마토 등을 스스로 선택해 농사를 지어보고 실제 판매에도 성공했다. 평균으로 따지면 연간소득은 약 8000만 원 수준이다.

이기철 팀장은 “경험은 부족할지 몰라도 최첨단 시설에서 전문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해 보니 기대 이상으로 품질이 좋았다. 젊은 세대의 장점인 SNS를 적극 활용해 스스로 마케팅에 도전하기도 하고, 인근 상인이나 일반 고객이 직접 방문할 정도로 입소문을 점점 타고 있다. 판로를 스스로 개척해 성과를 낸다는 점이 대단히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만족해 했다.

성과가 좋다보니 경상북도는 11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1.7ha 규모의 임대온실을 더 짓기로 했다. 내년에 완공되면 12팀, 최대 36명이 이곳에서 창업에 도전할 여건이 마련된다.

기업과의 연계도 혁신밸리의 장점이다. 농업용 로봇과 병해충 연구, 플랜트 수출이 특화전략인 혁신밸리는 3.24ha의 실증단지에 기업과 기관, 대학과 연구소가 입주하게 된다. 최대 5년간 지원받을 수 있는 실증단지에 19개 업체가 이미 입주신청을 마쳤으며,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위탁 운영하며 전문성을 더했다. 스마트팜의 ICT 기자재 국가표준을 도맡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이곳에서 다양한 농작업 환경에서 원활하게 작동되는지를 검증하고 있다. 입주한 기업들이 기술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김으로써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걸로 기대된다.

 

▲ 청년농촌보금자리는 28세대가 입주해 있으며, 영구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관련기업 입주해 기술력 높이며 산업생태계 조성 성큼
영구 정착 유도할 청년농촌보금자리·문화거리도 주목

최신시설 보금자리로 영구 정착 이끈다
아무리 좋은 교육시설과 창업여건을 마련했다 해도 영구적으로 정착하지 않으면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당초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심혈을 기울인 곳이 바로 청년농촌보금자리다. 교육생과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안정적인 주거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된 이곳은 가족형(전용면적 73㎡)·공유형(78㎡)·원룸형(15~16㎡) 등 28세대가 입주해 있다. 대기인원이 밀려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 보금자리는 공유형주방과 북카페, 공동육아시설을 한데 모은 커뮤니티센터도 들어서 있다. 2년 계약이 가능하며, 2회 연장할 수 있어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월임대료는 원룸형이 8만 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공유형은 22만 원이다. 보증금은 500만 원부터 최대 2000만 원까지다. 최신시설과 저렴한 비용 덕분에 입주자 평균연령은 26.6세로 아주 낮고, 영유아만 13명이나 된다. 그만큼 상주에 장기간 정착할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밸리운영과 서미선 주무관은 “보금자리에 입주했다가 스마트팜 시설을 보고 농사에 도전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로 주거와 시설이 가까워 시너지가 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센터에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데 어떤 대도시보다 시설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자부한다. 그리고 각 세대를 분리하는 것이 아닌 화합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 입주자와 인근 주민들도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혹여나 있을 갈등소지를 없애는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화거리·기존농업인 임대형 스마트팜도 조성
혁신밸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문화거리와 기존농업인을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상주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인구 감소 위기에 처한 지방 낙후지역에 정주여건을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지방수요맞춤지원 공모에 선정됐다. ‘Green-사벌 행복드림촌 조성사업’은 혁신밸리 청년농촌보금자리 바로 옆에 약 52억 원이 투입된다. 혁신밸리 종사자뿐만 아니라 2026년에 완공되는 경상북도농업기술원과 상주시민들도 이용가능한 시설이 들어선다. 다목적 주민화합 공간인 행복마당과 주차장, 공연장, 카페 등이 들어올 계획이다.

청년세대 유입을 이끌기 위한 것이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의 당초 목적이었지만 청년농업인에게만 모든 혜택이 돌아가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그래서 기존농업인용 임대형 스마트팜이 4ha 부지에 들어서게 된다. 청년이 아니면서 자본여력이 여의치 않은 영세농에게도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경상북도가 2030년까지 스마트화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에 일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의회 남영숙 농수산위원장(경북 상주1)은 “농업이 맞닥뜨린 위기와 소멸위험에 처해있는 농촌에 혁신밸리는 가장 효과적인 돌파수단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고 상주에 많은 예산부담을 지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사업비 부담비율을 도(道)와 상주 각각 절반씩 하도록 관철시킨 바 있다. 앞으로 소중한 인재들이 혁신밸리에서 꿈을 현실화하는데 최대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장에서-딸기농사 도전 중인 신나라씨(24)

“창대한 농업의 꿈 영글어가”

상주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행정을 전공했지만 농업에 비전이 있다고 보고 안동대학교 스마트원예과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올 6월부터 3년간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딸기농사에 도전하고 있다. 품종은 설향으로 비교적 도전하기 수월하다고 판단했다.

39살의 동업자가 기계와 설비를 맡고, 나는 품질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수입은 평당 15만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수익은 정확히 절반씩 가져가고 있다. 홍보는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고, 딸기맛이 좋은 평가를 받아 공판장과 직판으로 나가는 물량이 상당하다. 앞으로의 꿈은 이곳에서 실력을 쌓아 석박사 학위를 따고 컨설턴트를 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서 나의 꿈은 점점 현실이 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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