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풍당당 - 충남 부여군의회 송복섭 의원

지방의회는 여성정치인의 산실이다. 올해 6·1지방선거를 통해 광역의회 19.8%, 기초의회에 33.4%에 여성이 진출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지방정치는 생활정치인만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전문성이 발휘된다면 여성의 권익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생활개선회 회원들을 비롯해 농업계 출신 여성들의 지방의회 진출이 눈에 띈다. 제9대 지방의회에 진출한 생활개선회 관련 의원들의 포부와 각오를 들어본다. 충남 부여군 임천면생활개선회원이기도 한 송복섭 의원을 만나봤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지역현안 챙기고 해결
행복바우처·여성친화농기계 등 여성농업인 지원 주력

▲ 송복섭 의원은 군민에게 폭 넓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맞춤정책을 발굴해나가고 있다.

-여성의원으로 어려웠던 점은?
농지 2650㎡(800평)에 복합영농을 하고, 24년간 임천면 부녀의용소방대 등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 농촌주민들에게 부족하고 필요해 보이는 사회복지가 눈에 띄었다. 2014년 기초비례의원을 시작으로 기초의원, 의회운영위원장이 되면서 주민들에게 어떤 복지혜택이 돌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실행해나갔다.

여성의원들은 민원을 섬세하게 해결한다. 남성의원들은 굵직굵직한 일에 특화돼 있고, 여성의원들은 섬세하게 안건을 바라보고 해결해나간다는 장점이 있다.
남성의원들은 군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기 위해 퇴근하고 식당가를 찾아간다. 하지만 여성의원은 일을 마치면 가정을 돌봐야 해서 군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번외로 저녁식사는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의원으로서 소신을 갖고 한 번도 술자리에 자진해 찾아간 적은 없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그간의 성과는?
7대 의회부터 들어와서 여성의원으로서 여성을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하나?’, ‘무엇이 좋을까?’ 생각하면서 조례를 만들었다. 여성농업인조례는 행복바우처카드를 만드는 계기였다. 더 많은 여성농업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행복바우처카드 지원 자격 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례를 제정했다.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기계임대사업을 하는데, 여성도 쉽게 쓸 수 있는 여성전용농기계도 구비해 홀로어르신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의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여성전용농기계를 보급하며 점차 개선하고 있다.

생활개선부여군연합회는 오래됐지만 지금도 우리 단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역에 평생학습관이 있지만 농촌에 사는 여성들에게 가장 이로운 학습을 해주는 곳은 농업기술센터고 많은 도움을 받는 단체가 생활개선회다.

여성이 지식과 소양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의회에서 생활개선회 회원을 증원하라고 말했다. 군만 지원하지 말고 읍면에도 지원을 확대하라고 말했다. 교육프로그램의 질은 운영 의욕이 높은 담당자에 따라 더욱 활성화 된다. 부여군농업기술센터 강예숙 농촌자원팀장이 있어 생활개선회가 더 살아나고 활성화 되는 거 같다.

 

-지역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은?
3·1운동의 역사적 근거지인 임천장터는 1919년 3월6일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충남지역의 첫 독립만세운동으로 기록돼 있다. 유관순 열사의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운동보다 한 달 가까이 앞선다. 
임천장터는 세월이 흐르면서 복합적인 사정으로 현재 폐장돼 주차장으로 만들어졌다. 역사적 장소를 되살리기 위해 임천 살리기에 나섰다. 면단위 농업인단체장들에게 매주 장터를 열자고 제안했더니, 농업인들이 호응해줬다. 3회에 걸쳐 회의를 하고 만세장터회원 12명을 최초로 구성했다. 그중 임천면생활개선회도 참여해 개인의 이익보다는 지역을 위해 열정적으로 나서줘 감사한 마음이다. 

임천장터였던 장소에 천막을 치고 테이블 펴서 농산물을 갖다놓고 판매한다. 된장, 고추장류, 견과류도 가공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열려 3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농촌사회에서 복지는 80~90대 어르신들이 노인장기요양병원에 가는 상황에 있어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어르신의 복지가 미비하다. 허리는 굽었어도 다른 신체는 양호한 어르신들이 농촌에서 불편함 없이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보조보행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했다. 또한 마을공동체를 이끄는 노인회장에게 교통비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 송복섭 의원 인터뷰에는 김정음 한국생활개선충남도연합회장(사진 오른쪽)이 동석했다.

-농촌여성신문 독자들에게 한 마디.
여성의원이라서 가정과 지역 안살림으로 양쪽의 일을 하다보니까 어렵지 않느냐고 걱정한다. 의회는 밖에서 볼 때와 들어와서 일할 때 체감도가 다르다. 의원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군민들의 심부름꾼이다. 어떻게 해야 운영이 되는지 관심 갖고, 어렵다고 겁내지 말고 여성들이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과연 의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면 이렇게 시골 아줌마도 해낸다고 말해주고 싶다. 역할이 주어지면 묵묵히 해내는 농촌여성들이 많은 것처럼 무슨 일이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가치관도 제각각이다. 의정을 보는 의원들의 세대교체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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