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다른 사람과 두루 화합하며 잘 지내면서도 자신의 주관을 소신껏 지켜나가는 삶의 태도를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말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사회에서 남에게 배척당하거나 어울리지 못하는 삶은 성공한 삶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화이부동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복잡한 사회에서 소중한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화이부동에서 화(和)는 조화, 화목, 어울림 등을 말하는 것이고, 동(同)은 같음, 획일성 등을 의미한다. 영어단어에서 Different(다름)와 Wrong(틀림)의 의미처럼 화(和)와 동(同)은 다양성과 획일성의 차이만큼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최근의 정당 간 ‘내로남불’이나 팬덤화 같은 현상은 상대방의 이념이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획일화하려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패거리문화라 하겠다. 

이런 현상은 매스컴이나 SNS를 타고 진실이 왜곡되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각기 개성과 성격이 다르듯이 사람들은 각기 다르게 태어난다.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면서 모두 화목하게 살아가는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 공자가 말하는 군자의 영역인 화이부동의 참의미다. 

얼마 전 한중(韓中)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문제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중 외교부장관간의 회담이 있었다. 박진 외교부장관이 공자의 화이부동을 인용해서 국가 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한중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기초 위에 상호존중과 협력의 비전을 제시한바 있어 국가 간의 화이부동의 의미를 잘 인용한 대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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