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박지영 연구사

다이어트용 선식 제조법 등 기술이전 성과
쌀 가공용도 개발과 기능성 구명으로 차별화

▲ 박지영 연구사

밥쌀용 아닌 가공용 쌀에 주목
“2013년에 도담쌀이 육성됐습니다. 도담쌀은 밥쌀용이 아닌 가공용 쌀이다 보니 농가에서 재배되기가 쉽지 않았지요. 이 때문에 용도를 개발하거나 쌀 특성 구명을 위한 연구가 더 필요했습니다. ‘이 우수한 쌀을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먹고, 실용화할 수 있을까’ 이것이 연구의 화두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도담쌀이 가공용으로서 수입쌀 대비 우수성과 일반 밥쌀용과의 차별화 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비자들의 만족도 제고를 위해 후속연구나 기술 지원할 부분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원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연구를 통해 국민과 우리식량작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박지영 연구사(38)는 지난 10여 년 동안 도담쌀 저항전분의 우수성과 인체 당뇨 예방효과 구명 등 도담쌀의 신시장 창출과 산업화에 앞장서온 연구자다.

박 연구사는 그동안 ‘고아밀로스의 도담쌀을 이용한 저항전분이 증가된 다이어트용 선식의 제조방법’ 등 10건을 산업재산권 등록했고, 기술이전 27건, 제품화 9건 등을 이뤄냈다. 

특히 ‘아밀로스 함량이 다른 한국 쌀 품종에서 분리된 전분 및 난소화성 전분(또는 저항전분)의 구조적 이화학적 특성’ 등 논문과 학술발표 18건을 비롯해 ‘저혈당 건강소재 도담쌀의 쌀가루 특성 및 가공 우수성’ 등 영농활용 7건, 도담쌀의 산업화 관련 홍보 등을 이어오고 있다. 또 우수발표상(2018) 등 학술대회 수상 2건, 감사패 3건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체적용시험서 당뇨예방효과 확인
“도담쌀은 일반쌀과 전분구조가 달라 밥쌀용보다는 주로 가공용으로 이용되는데, 우리의 연구는 이러한 도담쌀 전분과 저항전분의 분자학적 구조특성을 세계최초로 구명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도담쌀 저항전분은 아밀로펙틴이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돼 아밀로스보다 분자량이 작은 긴 분자사슬의 비율이 높아 소화율이 낮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프리바이오틱 건강소재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저항전분의 품종 전분구조 구명으로 세계식품과학분야 상위 3% 저널에도 등재됐습니다.”

박 연구사와 동료들은 이 과정에서 중국이 개발한 저항전분 함유 돌연변이 쌀 계통과 비교해 도담쌀의 우수성과 산업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또한 고려대와 공동으로 동물모델을 활용한 기능성 구명연구를 통해 인슐린, 아디포넥틴 등의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혈당을 낮추고, 담즙산 배출을 증가해 당대사와 지질대사를 개선하는 효과도 확인하는 결과를 얻었다. 

박 연구사는 또한, 원천기술(특허) 열처리 가공기술로 제조된 선식 가공품의 인체적용시험을 분당차병원과 협력해 수행했다. 여기서는 일반쌀 선식과 비교해서 도담쌀 선식의 혈당평가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확인하는 한편, 당독소(AGE) 측정 시 도담쌀 섭취군이 당독소가 3% 감소한 결과를 보여 당뇨예방효과를 밝혀냈다.

가공기술 이전과 수출제품화 기술지원
“도담쌀의 전분특성이 일반쌀과 달라 밥쌀용으로 이용되지는 못했고, 기능성 가공용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부족한 실정이었지요. 하지만 밥쌀용에 국한되지 않고 전분소재의 우수성과 기능성을 구명해 차별화함으로써 소비자 수요를 이끌어냈다는 것은 산업화 가능성 등에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도담쌀의 경우는 10% 저항전분 외에 천천히 소화되는 전분의 비율이 특히 높고, 분쇄 시 가루가 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도담쌀에 맞는 가공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었지요. 열가공후 분쇄했을 때 입자가 일반 쌀가루에 비해 작고 균일한 품질특성을 보였는데, 저항전분의 함량은 일정하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고, 혈당지수도 통계적으로 낮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박 연구사는 앞서 설명한 도담쌀의 특성에 착안했다. 그러면서 연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다이어트와 혈당강하 소재로서 도담쌀을 활용해 총 7건의 맞춤형 가공기술을 개발해 산업재산권을 출원·등록했다. 또 농산업체에 27건의 기술이전을 실시해 쌀과자, 쌀국수, 선식 등 10개 이상의 제품화를 이뤄냈다. 

“도담쌀은 가공용 특수미로서 그동안 농가 계약재배 방식으로만 생산되고, 미리 계약한 산업체가 전량 수매하는 방식으로 수급이 이뤄져 타 쌀가공업체나 일반 소비자들은 구매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 이용확산을 위해 고품질 원료 수급의 안정화 모델을 수립하고자 올해부터 국립식량과학원에서 농가 현장실증시험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도담쌀을 이용한 저항전분이 증가된 다이어트용 선식의 제조 방법(2020, 특허등록)을 기술이전 받은 산업체(예몽, 라이스바이오텍)에서 도담쌀 열가공기술을 활용해 물만 부어 마시는 간편식으로 여러 제품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기술이전산업체 중 한 곳(미실란)은 비만율이 높은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 코스트코 수출제품화를 제안 받아, 유기농원료 생산을 통한 수출용 제품개발을 검토 중이고, 이를 위한 기술지원을 활발히 하고 있다.

“도담쌀에 대한 높은 수요와 관심에 대응해 쌀가공식품협회 회원사 170여개 등에 쌀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쌀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편견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전환과 국민 건강도 함께 증진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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