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다문화자녀 취학·취업률 크게 저조

‘한국사회 평등하지 않다’는 부정적 인식도 커

국내 다문화가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정착 후 한국생활에 많이 익숙해졌지만 청소년기 다문화자녀들의 교육과 가정생활 적응도는 낮아 이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여성가족부가 3년마다 발표하는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거주 다문화가족은 2015년 27만8036가구, 2018년 30만6995가구, 2021년에는 34만6017가구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조사를 보면 다문화가족 부부관계 만족도와 대화시간 등은 지난 조사 때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자녀 양육에 대한 어려움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5세 이하 자녀 양육이 어렵다는 다문화부부의 응답은 2018년 조사 대비 감소했지만 한국어 지도, 긴급돌봄 등에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6세 이상 자녀 양육에 있어서는 학습지도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문화가족 자녀 중 만9~24세 청소년의 비중은 43.9%로 2018년 조사 때보다 8.3%p 증가했는데, 청소년기 다문화 자녀들의 부모와의 관계 만족도와 대화시간은 지난 조사 때보다 감소했고, 부모와의 대화보다 친구나 선후배들과 고민상담을 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고등교육기관에 취학하는 비율은 전체 국민에 비해 크게 낮았으며, 고등교육기관 취학률 격차는 전체 국민과 31.0%p로 매우 큰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부분 개선되고, 그들이 한국생활에 많이 적응했다고는 하지만 다문화자녀들이 느끼는 우리 사회의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불공정 등 부정적 인식이 여전함은 다른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농촌지역 22개 시군에 거주하는 다문화자녀 300여 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배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1.89%는 ‘성인이 됐을 때 내게 취업기회가 제한될 것’이고, 44.53%는 ‘대학에 진학할 때 차별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사회의 공평성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45.66%가 ‘평등하지 않다’, 43.77%가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학교의 공평성에 대해서는 35.47%가 ‘나에게 평등하지 않다’, 34.34%는 ‘나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했고, 주변인들의 공평성에 대해선 26.42%가 ‘나를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다’, 27.55%는 ‘나를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볼 때, 다문화자녀들은 학교나 주변인보다는 한국사회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와 사회 내부에서 다문화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찾아 해결하고 포용의 외연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여성가족부도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다문화가족 정책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학령기 자녀 맞춤형 교육과 돌봄체계를 담아 제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글로벌 시대, 열린 마음과 공정한 기회로 다문화자녀들이 자신의 능력을 당당히 펼칠 수 있는 장을 펼쳐줘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다문화가족이 당연한 우리 국민의 일원으로서 차별과 편견이 없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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