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농수산식품 수출액 113억6000만 달러로 역대최고치

올해 초 농업계 큰 뉴스 중 하나는 지난해 농수산식품의 수출액이 처음으로 전년보다 15.1% 증가한 11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는 것이었다. 가공식품 69억6620만 달러, 신선농산물 15억7110만 달러 등 모두 고른 상승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는데, 코로나19와 국제적 물류대란이란 어려움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컸다.

식품은 품질 이외에도 국가적 신뢰가 중요한데, K-콘텐츠의 파급력이 먹거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푸드는 건강중시와 간편소비 등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받아들이고, 언택트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한몫했다. 지금의 수출성장이 일시적 현상이 되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새로운 숙제로 주어졌다. 이에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지난 23일 ‘한국 식품산업의 세계 비전’을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의 주제로 삼았다.

▲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지난 23일 세계적으로 K-푸드의 위상이 커지자 이를 지속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위생검역 등 비관세장벽은 위기요소
편의성·건강지향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수출품목 개발 시급
원활한 수출정보 제공·관세장벽 넘을 지원·기술차별화도 중요

영양·건강 추구하는 세계적 트렌드에 부합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손홍석 교수는 한국식품이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에너지 구성비율이 65:15:20%로 권장비율에 가깝고, 채소류와 생선류가 조화된 식단은 식물성 섭취를 선호하는 세계적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이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구이, 찜, 데치기 등의 담백한 조리법은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K-다이어트의 브랜드화가 가능하다”면서

또한 “발효식품을 통해 유익균을 섭취해 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세계적으로도 발효식품 시장이 커지는 추세도 세계화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김정년 이사는 농식품 수출에 위기와 제약요소를 짚었다. 김 이사는 “점점 까다롭고 복잡해지는 동식물위생·검역(SPS)과 무역상 기술장벽협정(TBT)이 확대되고 있는 점,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5개국의 한국산 수출식품 부적합 사례 대부분이 가공식품이라는 것, 각국의 비관세장벽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건 위기요소”라고 분석했다.

EU는 육류와 육류함유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미국·일본·중국·베트남은 가금육 외 타육류 수입이 안 되고 있다. 주수출품목인 인삼과 홍삼은 다수국가가 의약품이나 보건식품으로 분류해 인·허가 취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김 이사는 “편의성과 건강지향 등 글로벌 트렌드에 적합한 수출품목을 개발하고, 정부는 신규 수출판로 개척의 발목을 잡는 비관세장벽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개발협력센터 이효정 객원연구원은 농업부문의 국제개발협력과 공적개발원조(ODA)로 공급망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올해 ODA 지원은 농림수산이 2398억 원으로 7.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 37.0%, 아프리카 18.8%, 중남미 7.7%, 중동·CIS 5.1% 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간 농식품분야 협력으로 해외곡물 공급망을 확보해 위기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히며, 외교부를 중심으로 무상원조, 기획재정부 중심의 유상원조로 나눠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13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K-푸드 세계진출은 필연적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신동화 회장은 “국내 소비대상이 줄면서 시장이 포화돼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할 절박한 처지에 있다”며 “K-푸드의 붐을 가속하기 위해 정부는 업계에 국가별 수출정보 수집·제공과 관세장벽 해소를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고, 연구기관은 기술 차별화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민관의 역할을 주문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용호 교수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식품안전과 식량안보를 위한 글로벌 식품안전 시스템 관리체계가 요구되며, 농식품부와 식약처, aT는 미래식량 확보와 식품안전을 위한 국민안전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역할을 넘어선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이 등장한 것처럼 우리도 국민안전과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전담기구의 설치를 요구했다.

K-푸드의 건강적 가치를 조명한 전북대학교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 채수완 센터장은 “제대로 된 한식은 고혈압과 당뇨를 예방하고, 비만과 지방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류열풍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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