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65세 이상 고령인구 46.8%에 달해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으로 고독사 위험 높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통계청은 지난 2017년 고령사회가 된 우리나라의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2025년께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농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지난해 46.8%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5%p 증가한 수치다.

고령화와 사회변화로 1인 가구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621만4천 가구로, 전체 가구 중 30.4%다. 가구 유형 중에서 1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일반적인 가구형태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통계청 전망에 의하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2025년부터 2045년까지 20년간 1인 가구가 약 689만7천 가구에서 832만4천 가구로 20.7%나 늘어나고,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2.3%에서 37.1%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농촌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고령화에 따른 사별, 비혼, 나홀로 귀농 등의 이유로 전체 농가의 21.1%가 1인 가구이고 전년대비 5.2%p 증가했다. 이 같은 고령화,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고독사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 ‘초고령사회 대비 고독사 대응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인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삶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통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정확한 현황 파악과 대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사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도 2020년 ‘고독사예방법’을 제정하고 기본계획에 따라 고독사 실태조사와 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게 됐다. 하지만 전국 차원의 1인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전체적인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고, 그로 인해 그에 대한 맞춤형 정책과 사업 수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독사 위험자들이 겪는 공통된 위험요인은 열악한 주거문제나 경제적 어려움, 정신건강 문제, 제한된 인간관계, 사회로부터의 단절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배우자 없이 홀로 지내는 사람이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5%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타인의 삶에 관심이 점점 희박해지고 ‘나만...’이라는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주의를 돌아보는 경향이 나날이 줄어드는 게 요즘 사회분위기다.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그들이 외로움과 어려움 속에 고독사 하더라도 곧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고령화사회이자 저밀도사회인 농촌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그나마 아직 공동체의식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 농촌이다. 주변의 독거노인의 안부를 자주 묻고, 그들의 농사일도 거들며 외로움을 덜어주는 노력이 더 요구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배려가 더 강화돼야 한다. 노인문제는 비단 농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의 노인문제 해결에 시급성을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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