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 탐방 - 경상북도 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

경상북도는 지난 3월 서울 여의도에 ‘경상북도 귀농귀촌 서울센터’(이하 센터)를 열었다. 경북의 많은 농촌지역이 소멸위험에 처해있는 만큼 센터를 통해 수도권 시민을 유치하기 위한 전진기지의 역할을 맡긴 것이다. 지난 17년간 귀농 가구원수가 전국 1위를 기록할 만큼 귀농 1순위 지역이었던 경북이지만 인구 약 2300여만 명의 수도권에 그동안 귀농귀촌 상담창구가 없었다. 이번에 센터가 문을 열면서 수도권 시민의 접근성을 높여 원활한 귀농귀촌을 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 경상북도는 든든한 농업소득과 각지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귀농1번지로 굳건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서울 여의도에 귀농귀촌센터를 개소하면서 수도권 시민들에게 귀농귀촌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업소득 1위 경북, 30대 이하 비중 세번째로 높아
정착률 높이는데 체류형시설·살아보기 프로그램 주효

든든한 농업소득이 성공 귀농으로
코로나19로 저밀도 사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존의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함께 맞물리며 지난해 경북으로 귀농한 가구원수는 3135명이었다. 이는 10명 중 2명이 경북으로 귀농한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33%로 가장 많았고, 60대, 30대 이하, 40대, 70대 이상의 순이었다. 눈여겨볼 점은 30대 이하 비중이 18%로 세 번째로 많았고, 50대로 넓혀보면 63%나 됐다. 점차 귀농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다.

귀촌보다는 귀농을 선택하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은 30대 이하 비중이 상당한 건 경북의 농업소득이 전국 1위라는 점이 중요하다. 2020년 기준으로 농가별 농업소득은 전국평균이 1182만 원이었고, 경북은 1658만 원이었다. 경북이 전국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만 따져도 사과·포도·복숭아·자두 등의 과실과 고추·참외·마늘의 채소, 한육우, 양잠·천궁·산약·팽이버섯의 특용작물이 있다. 귀농인들이 재배하는 작목이 과수 27%, 채소 23%, 벼 15%, 특용작물 14%라는 점을 봐도 농업소득은 귀농지역 선택의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센터 박주은 담당자는 “귀농인은 과수와 채소 등 소득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는 비율이 특히 높다는 점은 경북으로 이주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패위험 줄인다
영구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머물며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수다. 경북에서는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가 2016년 영주와 2019년 영천에서 개관했다. 이곳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농업의 기초를 닦고, 농촌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영주의 소백산귀농드림타운은 영주시농업기술센터가 운영을 맡고 있으며, 세대별 텃밭과 공동비닐하우스, 실습장과 퇴비장, 농기계 보관소 등을 갖추고 있다. 숙소는 원룸형과 가족형을 합쳐 30세대가 지낼 수 있고, 비용은 각각 10개월에 120만 원과 240만 원이며 교육비는 무료다. 영천은 공동주택 22세대와 단독주택 9세대로 비용은 각각 65만 원과 125만 원이며, 보증금은 별도다. 세미나실과 실습실, 체력단련실 등도 갖추고 있다. 2곳의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에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숙소를 두고 있는 건 진정한 귀농은 모든 가족이 농촌에서 살아가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나만의 행복을 찾기 위해 가족의 행복을 뒤로 미루는 귀농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공동주거공간은 이같은 귀농실패 해소에 기여한다.

또한 경북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에 귀농형·귀촌형·프로젝트형 등 3가지 유형의 20개 마을을 운영했다. 최소 1개월부터 최대 6개월까지 마을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수박 겉핥기가 아닌 진정한 농촌삶에 스며들게 하는 매개체로 작동하고 있다. 주거시설과 연수비, 프로그램 지원의 삼박자가 이뤄져 참여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은 성공적인 사업으로 정착하고 있다.

박주은 담당자는 “주민들과 어우러져 도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이웃간의 정을 느끼는 시간은 실제 귀농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귀촌형과 프로젝트형의 유형을 통해서도 농촌생활의 자신감을 얻었다는 피드백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접근성 높여 귀농귀촌 유도
센터가 3월 열면서 안동에 위치한 경상북도 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는 정기적으로 담당자를 파견해 귀농귀촌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을 돕고 있다. 경북도는 귀농귀촌의 총괄 조정자 역할을 하며 귀농인 정착지원, 귀농인 농어촌진흥기금 융자, 각 시군은 농기계 구입과 주택수리비, 이사비 지원과 농지구입 세제지원, 영농 교육비 등의 지원으로 업무영역을 분담해 정착률을 높이고 있다. 센터가 서울에 생기면서 이런 종합적 정보를 취합해 방문하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월급받는 청년농부제와 청년농업인 자립기반 구축지원 등의 사업으로 젊은세대의 귀농을 유도하고 있는 경북은 경북대 2곳과 안동대, 대구대에 청년농산업창업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창농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품개발까지 이어지도록 해 창업보육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박주은 담당자는 방대한 귀농귀촌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센터 방문을 주저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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