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 발표

▲ 킨텍스에서 6월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라이스쇼에서 분질미를 활용한 쌀가공품 제품들이 선보여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가 윤석열 정부 농정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식량주권 확보’ 일환으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분질미를 적극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로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간 농식품부는 쌀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쌀 가공산업을 적극 지원해 쌀 가공산업이 성장하고 시장 규모도 확대되는 성과가 있었으나 쌀의 가공적성 한계, 높은 가공 비용 등으로 인해 새로운 수요 창출과 시장 확대까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대책은 주로 떡류 ․ 주류 ․ 즉석식품류 등에 국한된 쌀 가공식품 범위를 넓히고,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 수요 일부를 쌀로 대체하기 위한 방편으로 분질미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건식제분 가능한 분질미
2027년까지 20만톤 공급 목표
▲ 분질미의 안전한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방법들

분질미는 가공 전용 쌀 종류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쌀 품종으로 남일벼 품종에서 돌연변이 유전자를 탐색해 수원542, 바로미2 등이 분질미로 개발됐다.

일반 쌀은 전분 구조가 밀착돼 단단하기에 가루를 만들기 위해 습식제분을 하지만 분질미는 밀처럼 전분 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건식제분이 가능하다. 제분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전분 손상은 적어 일반 쌀가루보다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징이 있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분질미 20만 톤을 공급, 연간 밀가루 수요인 약 200만 톤의 10% 를 대체해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안정적 분질미 원료 공급체계 마련 ▴산업화 지원 ▴쌀 가공식품 소비 기반 확대의 3대 주요 정책을 과제로 설정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쌀 가공산업을 육성해 2020년 7조3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2027년까지 10조원 규모로 키우고,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춰 자급률을 높이고 쌀 수급 균형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분질미 재배 전문생산단지 조성,
전략작물직불제로 인센티브 제공

이에 농식품부는 안정적 원료 공급 체계 마련을 위해 분질미 재배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직불금 지원, 농가 기술 지도를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분질미 20만 톤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목표로 4만2000ha 수준의 일반 벼 재배면적을 분질미로 전환한다. 올해는 기존 분질미 재배 농가, 농촌진흥청과 도농업기술원의 시험포장을 활용해 분질미 재배 면적을 작년 25ha의 4배 수준인 100ha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의 협의로 2023년부터 공익직불제 내에 전략작물직불제를 신설해 참여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밀 전문 생산단지 중심으로 밀-분질미 이모작 작부체계를 유도해 분질미 재배를 확대한다. 일반 쌀은 주로 5월 중순~6월 중순경 이앙을 많이 하는 데 반해 분질미는 6월 하순경이 이앙 적기로 밀 수확 시기인 6월 중순까지 알곡이 충분히 여물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할 수 있어 작부체계 상 밀과 쌀의 이모작 경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선하고 지역별ㆍ단지별 전담 기술지원 체계를 운영해 농가가 안정적으로 분질미를 재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연구개발과 사업화로
분질 쌀가루로 전략제품 개발

정부는 농가가 생산한 분질미를 공공비축미로 매입하고 이를 밀가루를 분질미로 대체하고자 하는 실수요업체에 특별 공급할 예정이다.

쌀가루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소비 가능한 제품을 발굴ㆍ육성하기 위해 식품기업 등 대량 수요처와 연계한 연구개발과 사업화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는 분질 쌀가루 특성 평가ㆍ연구와 식품업계 등 대량 소비처에 분질 쌀가루를 시료로 제공해 현장 시험과 제품개발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올해는 분질 쌀과 쌀가루 1톤을 CJ제일제당, 농심미분, 농협오리온 등 식품ㆍ제분업체와 제과제빵업체에 제공해 6월 중 제분 특성과 품목별 가공 특성을 평가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이를 100톤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케이크, 카스텔라, 제과ㆍ과자류 등 비발효빵류, 밀가루 함량이 낮은 어묵, 소시지 등은 분질 쌀가루 전용 품목으로서 가능성이 있고, 소면ㆍ우동면 등 면류, 식빵 등 발효빵류, 튀김가루 등 분말류, 만두피 등은 분질 쌀가루와 밀가루를 혼합해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분질 쌀가루 대량 수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대량제분, 저장 등 유통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시설 지원도 확대하게 된다.

 

프리미엄 쌀가공식품 시장 육성,
수출 확대 지원

글루텐프리 등 쌀 가공식품에 특화된 식품인증제도를 홍보하고, 쌀을 기능성 식품 원료로 등록을 추진해 프리미엄 쌀 가공식품 시장을 육성할 예정이다. 글루텐프리 세계 시장 규모는 2021년 78억6000 달러로 2022년부터 연평균 8.1% 성장이 전망되는 유망 시장이다.

학교ㆍ공공기관 등 대량 소비처에 쌀가루 가공제품 공급 확대와 다양한 행사ㆍ매체 등을 활용한 홍보를 추진한다. 국가기술자격 제과 직종 자격시험에 쌀가루 관련 과제를 추가하고, 분질미를 활용한 제과제빵 기술 교류 확산도 지원한다. 쌀 가공식품 수출을 지속 확대하기 위해 맞춤형 해외시장 정보 제공, 주요 대상 시장별 수출 유망품목 발굴, 상품화부터 해외인증, 홍보, 마케팅 등까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한다.

정황근 장관은 “안정적인 가공용 분질미 원료 공급 소비 체계를 구축해 쌀 가공산업을 육성하고, 이모작을 활성화해 식량자급률을 높이며, 쌀 수급균형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쌀 수급 과잉으로 소요되는 시장격리, 재고 관리 등의 비용을 절감해 밀ㆍ콩 등 식량 자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 재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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