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너는 앞으로 도둑질과 정치만은 절대 하지 마라.” 지인의 부친이 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이었다. 지인은 평생 정치를 하다가 가산을 탕진하고 비참한 노후를 맞은 부친의 이야기를 가끔 내게 들려줬다. 정치권력에 맛을 들이면 마약에 빠져들 듯 헤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정치를 도둑과 비교할 정도로 나쁘고 험난하고 그 말로가 비정함을 말해준다. 지난 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됐다. 표를 얻기 위한 현수막 구호가 난무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철새정치인, 도둑정치 등 용어가 매스컴에 회자됐다. 

‘도둑정치(kleptocracy)’는 그리스어로 ‘강도(klepto)’와 ‘통치(cracy)’가 합성된 말이다. 한마디로 ‘도둑들이 하는 정치’라고 표현해도 될 듯싶다. 한 나라의 권력자가 나랏돈을 횡령하고, 뇌물수수, 이권개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의 재산을 착복해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정치형태를 총칭한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과 권력집단이 국가자원을 독점하고 인민의 재산을 약탈하는 것 또한 도둑정치의 일종이다.

선거를 치르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당선이 되고나면 임기 내에 그 돈을 빼내야 다음 선거를 준비할 수 있다. 그러니 선거 이후에도 이권개입과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당선되지 않으면 죽고 마는 ‘치킨게임’과도 같다.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국민들은 정치꾼들의 거짓과 선동을 눈으로 체험했다. 그래서 더 이상 이 땅에 도둑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민심의 회초리로 엄하게 심판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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