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원이 뛴다-강원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팀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2020~2021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2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을 조명한다.

▲ 대왕2호는 기계 수확에도 용이해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재배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개발한 ‘대왕2호’ 수량성 좋고 기계 수확 용이
특산단지 조성해 보급 확대…2024년 국가보급종 계획

강원콩 대표선수, 대왕2호
국외 식량상황이 연이어 빨간불이 켜짐에 따라 자급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콩 자급률을 30.4%에서 2027년 37.9%로 높이는 국정과제를 발표한 데 이어, 농식품부도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전담반을 꾸렸다.

이에 발맞춰 강원도농업기술원은 밭농업이 중심인 지역특성을 감안해 콩을 비롯한 잡곡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중 대왕2호는 2006년 개발을 시작해 2020년 품종등록한 품종으로 장류와 두부용 등 가공용으로 적합하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대원콩 비중이 65%로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수량이 7% 가량 많고, 쓰러짐과 꼬투리 터짐이 적을 뿐 아니라 대부분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개화기도 대원콩보다 이틀 가량 빠리고 경장높이는 62cm로 4cm가량 낮다. 대가 굵어서 도복에 강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음에 따라 밭작물의 기계화율이 중요해졌다. 대왕2호는 이런 점에서 더욱 강점을 지닌다. 바로 꼬투리가 달리는 높이가 높기 때문에 기계로 수확하기 좋다는 것이다. 기존 품종은 달리는 높이가 낮아 기계로 수확했을 때 땅에 떨어지는 손실률이 높아 그간 농가가 개선을 요구해온 점이기도 하다.

또한 고랭지를 제외한 강원 전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기후변화로 강원 남부지역에서 인삼 재배면적이 늘고 있는데 연작장애로 인한 토양관리 목적으로 콩을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대왕2호는 후작으로 재배했을 때 적합하다고 보고, 농업기술원은 농가소득 증진의 차원에서도 재배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특산단지 3곳 조성
농업기술원은 대왕2호를 잡곡의 중심지인 영월과 홍천, 올해 새롭게 춘천 등 3곳의 특산단지에 종자 2.5톤을 보급해 50ha를 조성한다. 영월이 40ha로 가장 넓고, 다른 시군에서도 요청이 있을 경우 더 확대할 수 있다. 특산단지를 중심으로 재배규모를 늘리고, 지역농가들의 재배 확대가 무사히 이뤄지면 2024년 국가보급종으로 1200ha 규모에 필요한 60톤을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농업기술원은 예상하고 있다. 자체육성 보급 확대는 저가의 중국콩 가격격차를 좁히기 위해 최소한의 수량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농가들이 새로운 품종으로 변경하고자 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게 수요처 확보다. 농업기술원은 농가가 재배에만 초점을 맞추도록 우량종자 보급과 재배기술 지원, 수요처 개척 등 삼박자를 함께 힘쓴다는 계획이다.

황색콩인 대왕2호 이외에도 농업기술원은 재해에 강하고 수량성이 우수한 검정콩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능성 두부와 두유 용도의 검정콩 약선콩은 이소플라본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특유의 콩 비린내가 없다. 지난해 자체보급종으로 100kg을 공급했고, 이미 소비시장에서 평창 대학두유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담당자의 말-김용복 작물연구팀장

“보급 확대에 자신감 얻어”

대왕2호는 지역적응시험과 농가실증, 2020년 품종등록, 2021년 종자생산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앞으로 대왕2호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국가보급종을 진행하게 되는데 2023년 20톤 통상실시, 2024년 국가보급종을 예상하고 있다.

강릉의 초당두부거리나 강원권 가공업체 대상으로 수요조사 결과 가공 시 중요한 수율이 좋다는 피드백을 얻었다. 한국양곡협회 등 유통업계와 소비자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농가들도 꼬투리가 기존품종보다 높이 달려 기계 수확 시 적합하다는 점이 알려져 보급 확대에 자신감을 얻었다. 다만 소비자에게 익숙한 맛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농업기술원은 콩을 필두로 농가 보급에 박차를 가해 농촌진흥기관의 주임무 중 하나인 식량자급률 확대에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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