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숙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미래사회는 치유농업처럼 
농업·농촌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자원을 
다양하게 활용하게 되는 
융복합산업이 펼쳐질 것이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농업인도 전문가가 돼야 할 것이다."

▲ 윤숙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동요 <고향의 봄>은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을 그리워하며 우리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심정이 잘 표현된 곡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노래 가사처럼 우리 인간의 고향은 자연이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연을 빼앗기고 있는 21세기를 달려가면 갈수록 자연에 대한 그리움에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운동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그 가운데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알차게 활용하고자 하는 우리 농업인들이 열심히 노를 젓고 있지 않나 싶다. 

인간은 식물이 있는 공간, 자연에서 첫 삶을 시작했다. 자연에서 생활의 기본적 요소인 의식주 해결을 했고, 그 가운데 씨를 뿌리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정착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문화, 문명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 ‘culture’의 어원만 보더라도 ‘cult(경작된)+ure(장소)’로서 경작, 재배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즉 농업의 시작과 함께 문명이 싹트게 된 것이다. 

고도의 문명화가 가져다 준 삶의 풍요로움도 있지만 우리 인간은 그 속에서 너무 많은 욕심을 냈기에 엄청난 자연의 파괴를 부산물로 가지게 됐다. 자연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 ‘nature’는 자연이라는 뜻도 있지만 본질, 본성, 천성의 뜻도 있다. 즉 문명화는 자연파괴와 함께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본성을 잃게 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 인간의 본질은 윤리적 존재이다. 맹자는 사람의 본성을 신뢰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후천적인 교육에 의해 본성이 제대로 발휘된다고 했다. 

우리는 도덕 시간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열심히 배웠지만 문명화에 의해 자연(인간의 본성)이 파괴돼 가는 우리 주변의 환경은 끊임없이 방해를 하고 있다. 그래서 무엇이 참인지 거짓인지조차도 구분하기 힘들다. 인간으로서 행하지 말아야 할 사건들이 매스컴에서 시시때때로 나오고 있다. 이는 자연을 배제한 교육, 즉 중심이 되는 자연색, 녹색이 옅어지는 가운데 여러 가지의 색들이 혼합돼 결국은 검정색, 어두운 세상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원시생활을 하던 우리 인류가 정착해서 한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아름다운 문명을 만들어 준 것은 바로 농업이다. 자연의 힘을 근간으로 하는 농업을 통해서 우리들의 삶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치유농업이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농작업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치유농업법을 제정했고, 이후 전문가로서 치유농업사를 양성하고 있다. 민관이 치유농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얼마나 희망적인 일인가! 밝은 미래를 꿈꾸면서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농촌의 어메니티 자원을 분석해 모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촛불이 밝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 녹색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육체적, 심리적 안정감의 불균형이 발생된다. 따라서 과학의 많은 혜택과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도시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탈도시화와 자연에의 복귀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 

고도의 문명과 인간 본래의 자연적 요구와의 균형이 시급한 현시점에서 녹색으로의 회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미래사회는 치유농업처럼 농업·농촌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자원을 다양하게 활용하게 되는 융복합산업이 펼쳐질 것이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농업인도 전문가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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