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과 장재경 연구사

▲ 장재경 연구사

환경오염 최소화하는 액비 재처리기술 개발
안정적 품질의 액비 공급해 농가 인식 전환

현장목소리에서 연구 동력 찾다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은 계절적인 호기발효조의 온도 상승 특성과 구제역 등에 의한 다량의 소독제 사용 등으로 나타난 미생물 활성 저하 등 운용에 어려움이 큽니다. 여기에 더해 여름철 액비 살포가 제한되면서 현장에서는 이중 삼중고를 겪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면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던 것 같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 장재경 연구사(53)는 가축분뇨 발효과정에서 버려지는 열 활용과 액비 자원화 기술로 탄소중립과 자원순환 등에 기여해온 연구자다. 장 연구사는 그동안 지치고 힘들 때마다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에서 연구의 동력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현장 실증을 위해 연구 개발한 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용하면서 한여름 장마 기간에도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현장을 뛰어다닌 일, 조건을 바꿔 실험할 때는 가축분뇨와 악취와 함께 현장에서 식사하는 일, 가축분뇨 처리시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이후까지 가로등 불빛 아래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끝까지 해결했던 일 등이 농민과 현장에 믿음을 줬고, 또 개인적으로도 보람을 느끼는 장면들로 기억됩니다.”

축분 자원화 최적기술 찾다
장재경 연구사는 그동안 ‘마이크로버블·촉매 융합 시스템을 이용한 액비 내 유기오염물질 및 항생제 동시 제거’, ‘호기성 액비화 발효열을 가정한 폐열회수시스템 구성 및 활용 연구’ 등의 논문 게재와 학술발표로 연구성과를 증명해냈다. 또한 ‘고농도 입자상물질 저감 시스템 및 그 동작 방법’, ‘가축분뇨 발효조 폐열을 활용 장치’ 등 산업재산권 등록, ‘추비용 액비 생산 처리 장치 이용 방법 및 효과’ 등 영농활용, ‘가축분뇨 처리지원사업에 액비 발효열 회수시스템 포함’ 등 정책자료 제출, ‘가축분뇨 액비 이용 및 관리 현장기술지원 결과보고’ 등에 대한 홍보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농경지 면적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고, 양돈농가도 2005년 1만2천호에서 2018년 6275호로 52% 줄어든 반면, 사육두수는 2005년 896만2천두에서 2018년에는 1115만6천두로 24%나 증가했다.
“액비 저장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액비를 추비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부하 저감 기술과 생물반응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연중 안정적으로 운용·관리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열 활용 및 액비 자원화 기술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가축분뇨는 고농도의 유기물과 영양염류를 포함하고 있어 가장 경제적인 액비화 방법으로 생물반응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기오염물질도 생물학적으로 분해가 어려운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생물학적·물리화학적 방법들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컸습니다. 지금까지는 공동처리나 자가 처리시설에서 대부분 호기성(산소를 필요로 하는 성질) 미생물을 이용해 액비를 생산해 자원화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요. 저희가 새롭게 개발한 기술은 현장에서 생산된 액비를 다시 한 번 처리해 환경부하물질 감소, 추비로 사용할 때 막힘 방지, 불투수성 원인 제거 등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액비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경제적 혜택과 탄소중립 기여
장재경 연구사와 동료들은 특히 여름철 생물 발효조의 온도 상승에 의한 미생물 활성 저하로 인한 저품질 액비 생산 문제와 수천 톤 규모 용량의 반응조 온도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등을 에너지 회수 기술로 사계절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며, 회수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극복해냈다.

“가축분뇨는 유기오염물질과 영양염류(질소, 인)를 포함하고 있어 안정적인 처리가 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면 환경오염원이 되지만, 유기비료로 생각한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연구진이 생물 발효조 온도 상승에 따른 미생물 활성도 저감으로 인해 반복되는 운용의 어려움을 개선한 것이 큰 성과입니다. 또한, 마이크로버블과 촉매를 활용한 물리화학적인 처리 방법을 적용해 연중 소비 가능한 안정적인 품질의 액비 생산 등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한 것은 가축분뇨 자원화의 실질적 토대를 마련하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지요.”

국내의 가축분뇨 발생량은 연간 약 5184만 톤(2019년 기준)이며, 이 가운데 91.4%를 퇴비·액비로 처리한 후 자원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농경지 감소, 양분관리제 도입 등을 고려했을 때 환경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가축분뇨 처리기술의 개발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장재경 연구사는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이미 개발한 마이크로버블촉매산화처리 액비 부하저감 기술과 발효조 미활용 에너지 회수와 활용 기술을 통해 액비 품질에 대한 불신과 미활용 에너지 회수를 통한 주변 축사, 온실 등 수요자 맞춤형 공급을 통해 가축분뇨에 대한 인식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에너지절감 효과, 화학비료 사용 절감 등으로 가축분뇨 처리 종사자에게 경제적 혜택을 줄 수 있는 효과와 함께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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