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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론에 성평등 추진기구로 맞불민주당, 기능 강화 넘어 별도 기구로 조직·예산 보강 주장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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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06  14: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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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정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당시 윤석열 후보자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각 부처로 나누고 위원회 형태로 가겠다는 공약이었다. 하지만 여성계의 반발과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이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일단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현숙 후보자를 지명하며 폐지에 한 발 비켜 간 모양새를 취했지만 일각에선 윤 당선인이 폐지를 위한 사전작업의 적임자를 임명한 것이란 추측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2030 여성특표율 58%, 49.7%를 얻으며 윤 당선인을 앞섰고, 선거 이후 2030 여성들의 당원가입이 급증하며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라도 여가부 폐지는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가부 예산이 전체 국가예산의 0.24%인 1조4000여억 원에 불과하고, 여성정책 예산도 단 7.2%에 불과한 점을 들어 조직과 예산을 보강해야 하는 문제라는 인식도 폐지불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주최로 열린 ‘성평등 추진기구 강화를 위한 국제토론회’ 정춘숙 위원장은 “성평등정책 추진기구를 설치한 국가는 매년 증가해 2020년 기준으로 160개국에서 독립부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건 그만큼 성평등 실현에 반드시 필요하단 의미”라며 추진기구 필요성을 역설했다.

   
▲ 지난 대선정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사진은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성평등 추진기구를 논의하는 국제토론회.

벨기에 양성평등연구원·캐나다 여성과 성평등부·독일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각각 존재
성평등 추진기구로 여가부 별도로 ‘성차별 고용 시정위원회’ 설치 제안

성평등 추진기구 설치한 국가는…
이날 토론회에는 벨기에·캐나다·독일대사관의 관계자가 발제자로 나섰다. 주한벨기에대사관 파트릭 앵글베르 공관차석은 “벨기에는 양성평등 달성을 위한 예산을 각 부서별로 편성하고 젠더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젠더 메모’를 첨부하고, 법률이 여성과 남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각의 관점에서 보고서 ‘젠더 테스트’를 작성한다”면서 “젠더 전담부처는 없지만 각 부처와 행정부 대표들로 구성된 부처간조정그룹(ICG)이 연방정부의 모든 영역에 젠더관점을 적용하도록 담당하고 있으며, 국무부 장관이 설립한 양성평등연구원이 성주류화를 감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주류화 정책은 예산 결정에도 필히 반영돼야 하고 불평등 상황 근절을 위해선 특별예산 편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한캐나다대사관 루슬란 카츠 참사관은 “2018년 ‘여성과 성평등부’가 출범해 성평등 증진에 노력하는 타부처 지원, 여성단체와 평등성 추구조직에 재정지원과 협력, GBA+(젠더기반분석플러스) 평가 프로세스를 주도하며 성평등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과 성평등부의 자금지원 예시도 덧붙인 루슬란 카츠 참사관은 “코로나19 대응지원금으로 젠더기반 폭력 피해자 130여만 명에게 지낼 거처와 필수품을 제공했고, 젠더기반 폭력 예방에 있어 남성과 소년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주한독일대사관 하나 베커 1등서기관은 “독일의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민주주의 및 참여·가족·노인 및 복지·평등성·어린이 및 청소년 등 5개 부서가 있지만 별도의 여성부서는 없다”면서 “평등성은 부처 하나만의 노력으론 역부족이라 성주류화에 대한 기본지침을 연방부처가 수행하는 모든 정치·규범·행정적 조치에서 평등성이 증진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 베커 1등서기관은 연방제의 독일은 16개 주정부의 성평등 장관들이 매년 참여하는 회의가 개최되고, 약 1만1000여 개 도시에 여성 또는 성평등 담당관을 임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방정부와 기회균등위원들로 구성된 연방실무단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차별 고용 시정위원회’ 설치 제안
국회입법조사처 전윤정 조사관은 “우리나라 성평등 추진체계는 여성가족부와 국무총리 소속의 양성평등위원회로 조직돼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성차별 감시와 시정을 위한 실질적 역할을 하는 기구로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고용노동부의 노동위원회가 있다고 밝힌 전 조사관은 “윤 당선인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업무 중 여성권익은 법무부, 청소년부문은 교육부로 이관하고 아동·저출생·가족문제를 다룰 부처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이에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643개 시민단체는 성차별 현실을 직시하고 구조적 해결에 힘쓰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로 여성가족부 기능 강화와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 강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여가부 폐지론의 근거로 전 조사관은 성차별은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성차별문제 해소를 위해선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분절적이고 협소하게 이뤄진다는 점, 여가부 업무가 다른 부처처럼 기능이 아닌 여성·아동·청소년으로 대상별로 조직돼 있어 중복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양성평등위원회 역시 국가 성평등정책의 총괄조정을 위한 민간거버넌스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법으로 전 조사관은 “여가부 기능 강화와 함께 성평등 관련정책의 총괄·조정과 성차별 시정을 위한 가칭 ‘성차별 고용 시정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성차별 고용 시정위원회는 인권위와 노동부, 법원으로 분산된 성차별 시정과 구제절차를 전담하는 기구다. 또한 여가부, 양성평등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권한과 업무,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보완 발전하는 방안도 연계돼야 한다고 전윤정 조사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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