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작가인 탈레랑이 커피를 예찬한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도 커피 없이는 못사는 나라가 된 것 같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커피 시장규모는 11조 원을 넘었다고 한다. 세계 7번째의 커피 수입대국이다. 커피가 갖는 특유의 맛과 향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말았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라오스 볼라벤도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지대로 커피 재배적지다, 약 1만6천여 농가가 커피를 재배하고 있지만 소득은 낮고 가난의 연속이다. 마을 사람들이 조합을 구성해 생산한 원두를 출하하지만 제값을 못 받고 수익의 대부분은 대기업과 중간상인 몫이다. 

지금 시중의 커피 한 잔 값이 보통 4000원 정도 한다. 이 중에 커피를 생산하는 농가의 몫은 얼마일까? 커피 한 잔 속에 고작 25원(0.5%)이 커피농가의 몫이라니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라오스 현지에서 생산되는 원두 1㎏의 가격이 약 7500원 정도 한다. 원두 1㎏의 가치가 커피 두 잔 값도 안 되니 이윤의 99%는 유통과정에서 모두 나눈 셈이 된다.

커피는 복잡한 공급사슬로, 최종 소비자 손에 올 때까지는 가공시설, 중간상인, 영농조합, 도정공장, 수출업체, 로스팅업체, 커피전문점 등으로 이어진다. 다단계의 유통을 거치다 보니 커피의 최종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제적 민간단체가 주축으로 이런 불공정을 시정하기 위한 ‘공정무역운동’을 펼치고 있다. 커피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공정한 이윤을 영세농가의 소득으로 돌려주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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