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센터에서는…김천시농업기술센터 김병수 소장

과일천국으로 불리는 경북 김천은 포도와 자두 산업특구로 지정돼 있다. 이외에도 사과와 배, 복숭아 등의 품질을 인정받아 다른 지역 농업인보다 고소득을 올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김천혁신도시 입주와 KTX가 개통하며 교통여건이 좋아진 점과 함께 지역 내에서도 소비시장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김천농업에 호재다. 김천시농업기술센터는 이같은 변화하는 여건을 반영해 시의적절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 김병수 소장은 샤인머스캣의 고품질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정착하고 있으며, 2024년 목표로 농산물종합유통타운 건립도 준비 중이다.

샤인머스캣 고품질 위해 당도표시 의무화·등급제·품질인증 등 시행
농업 관련 시설 아우르는 농산물종합유통타운 2024년 건립 계획

-김천은 샤인머스캣의 메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인머스캣이 2018년 도입 이후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포도품종의 85%를 점하고 있다. 재배면적만 4만ha에 이른다. 지금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송이는 작게! 착과량은 적정하게’를 모토로 일반 샤인머스캣은 16브릭스 이상, 프리미엄은 18브릭스 이상으로 하는 등급제와 당도표시 의무화를 작년에 처음으로 시행했다. ha당 적정 착과량은 25만 톤인데 농가는 수확량을 늘리고자 40만 톤까지 생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트와 도매상들은 송이당 800g~1kg을 선호하지만 당도·색택을 고려하면 650g~700g이 적당하다.

3년 이상 출하농가는 18브릭스 이상일 경우 김천시장 품질인증 스티커를 제작해 배부해주는 품질인증제도 시행하고 있다. 생산자 스스로 고품질 생산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반품·교환·변상 요구 등에 대해선 본인이 감수하도록 하는 생산자 리콜책임제도 중요하다. 선도가 중요한 농산물 특성상 리콜책임제는 도입하기 어려운 점이 분명 있지만 과감하게 추진해 성과가 나오고 있다. 제도를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농업인 스스로가 필요성에 공감하고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동참하는 농가는 포장재 가격의 20%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당도검사를 실시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보조금 환급과 각종 보조사업 패널티도 부여하고 있다.

-샤인머스캣 이외에도 과수는 김천농업의 근간이다.
과수는 김천농업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선수다. 과수산업의 육성은 곧 김천농업의 부흥과 직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천은 농식품부와 aT 주관의 원예산업종합계획 이행실적 연차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유통구조 개선과 산지통합마케팅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산지유통활성화자금 30억 원 지원의 인센티브도 부여받았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몇 년째 개화기 때 저온현상으로 과수농가 피해가 지속되는 것이다. 김천도 약 20%의 꿀벌이 폐사 또는 실종해 수정에 차질을 빚게 돼 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인공수분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꽃가루 발아율검정과 인공수분기를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꽃가루 채취용 개약기 등 51대의 장비를 갖추고 있어 과수농가의 인공수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많은 과수농가가 이곳의 시설과 장비를 활용해 결실률을 높이고 기형과 생산을 낮추길 당부한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판로가 더욱 중요해졌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김천시농업기술센터가 직접 운영하는 농축산물 중개·홍보 사이트인 ‘김천 노다지장터(www.gcnodaji.com)’는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산물이 거래되도록 하는 게 주목적으로 과일천국인 김천의 다양한 품목을 한눈에 볼 수 있단 점이 강점이다. 여타 쇼핑몰과 달리 어떤 상행위도 이뤄지지 않으며, 관리·주문·배송·환불 등의 모든 과정의 책임은 농가와 쇼핑몰이 동등하게 지고 있다. 작년에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인플루언서를 초빙할 계획이며, 농업기술센터에 스튜디오도 마련한다.

그리고 2024년 개관 예정인 농산물종합유통타운은 김천농업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엔 농가맛집과 체험장 등을 갖춘 복합형 로컬푸드직매장과 현재 농협공판장과 농산물도매시장을 이전해 건강한 경쟁을 촉진하고자 한다. 4만 평 규모의 부지가 마련되면 국비사업 신청을 하고, 최근엔 농식품부와 사업계획에 대해 공유했다.

-농업인 대상의 교육은 농업기술센터의 존재 이유다.
김천농업의 경쟁력은 품목의 특성 기술 보급에 있다. 농업교육관리시스템을 별도로 둬 농업 교육일정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신청절차도 간소하다. 작년 말에 홈페이지 정비를 하면서 이 시스템에서 교육신청과 수료증 발급을 농업인이 집에서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반응이 좋다.

귀농·귀촌인을 위한 교육도 특화돼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모아 하는 방식은 코로나19로 진행이 어려워진 점을 반영해 마을단위로 찾아가는 융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주민과 융화하기 위한 소통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교육은 갈등을 치유하고 다양한 체험을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고 있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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