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원장의 건강한 중년 100세

"세상은 변하고, 의학은 발전...
인간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시대가 곧 오지 않을까..."

인간은 타고난 사주처럼 태어날 때부터 수명이 정해져 있을까?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 관리하면 노력한 만큼 오래 살 수 있을까? 이것은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왕이든, 귀족이든, 서민이든 누구나 궁금해하는 명제였다.

현대의학에서는 인간의 수명이 어느 정도 정해져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가 세포의 염색체에 양 끝에 붙어있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것과 관계가 있다. 텔로미어란 신발 끈을 감싼 플라스틱 끝처럼 염색체 끝에 있는 덮개인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차츰 텔로미어가 짧아지고, 모두 닳으면 세포가 분열하는 것을 멈춘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낼 수 없게 돼 죽음을 맞는다.

우리의 몸은 100조 개가 넘는 세포로 구성돼 있다. 세포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유전 정보들이 각 장기를 이루는데, 위장 내벽 세포는 몇 시간 살지 못하고, 적혈구는 100일을 살지 못한다. 인간 체세포는 대부분 1달 정도 살며 1년이 지나면 우리 몸에는 거의 새로운 세포로 바뀌게 된다.

인간의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텔로미어의 마모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을수록 죽음에 이를 수 있고, 반대로 텔로미어가 길수록 오래 살 수 있다. 사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서로 다르게 태어난다. 선천적으로 긴 텔로미어를 가진 사람도 있고, 짧은 텔로미어를 가진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텔로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있어 텔로미어를 닳지 않게 막아줄 수 있다.

텔로머라제를 만들어 스스로 수명을 늘리는 동물로 바닷가재를 들 수 있다. 실제 캐나다에서는 200년 이상 나이 먹은 바닷가재가 흔히 잡힌다. 그러나 텔로머라제로 수명을 무한정 연장시키는 바닷가재도 사고를 피하지 못한다. 인간에게 잡혀 식탁에 올라오기도 하고, 갑각류인 바닷가재는 상당수가 스스로 탈피를 하지 못해 죽기도 한다.

또한, 텔로머라제가 만능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늘리게 될 경우, 제어하기 어려운 세포분열을 촉진해 무서운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한편으로는 암세포의 증식을 막으려면 이 텔로머라제를 차단하면 되지 않을까? 현재 현대의학에서 텔로머라제를 차단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암세포로 가는 텔로머라제를 차단해 암의 진행을 막고 암세포를 자연사시키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상은 변하고, 의학은 발전하고 있다. 텔로미어를 연장해 진시황이 찾으려 했던 불로초처럼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시대가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응수/웃는세상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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