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대응 한국농업희망탐색시리즈 ⑨ 벼체험농사 경영사례

국립식량과학원-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FTA대응 한국농업희망탐색시리즈 ⑨ 벼체험농사 경영사례

<벼농사 체험 농장 경영이 쌀 농가의 수지개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가에 따라서는 체험행사 소득이 쌀 생산소득을 앞지르기도 한다. 사진은 아이들이 우렁농법을 위해 우렁을 논에 던지는 모습.>

 

벼농사는 국가 식량확보와 경제안정에 필수적인 농사지만 10~15ha 정도의 대규모 영농을 하지 않고는 기대소득 확보와 가계안정이 쉽지 않다.
따라서 벼농사 위주의 농가로선 농가 체험프로그램을 도입,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나름대로 벼농사 체험프로그램을 활용해 체험관광농업경영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잇점이 따라온다. 우선 체험농업 자체로 수익이 발생한다. 다음으로는 소비자와 유대가 깊어져 안정적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체험행사 외에도 부가 이벤트를 마련해 활용할 경우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번 호엔 일본과 국내의 벼체험농사를 실행하는 선진농가의 사례를 중심으로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 사례1=일본 도치키현의 벼체험 농장
회원 4천명 확보…판로걱정 없어

<일본 벼체험 농장의 진흙썰매 체험 장면.>

 

일본 도치키현 오다하라(大田原)시 마치시마(町島)의 미사미 소우토메(五月女昌己)씨 농가.
그는 1968년 미국 아이오와 주에서 해외농업연수 체험을 통해 벼농사 규모화에 대한 신념을 얻은 뒤 땅을 늘려나가기 시작해 지금은 20ha의 벼농사를 짓는 대농으로 성장했다. 
그는 이웃 4개 농가와 공동으로 벼농사에 관한 유한(有限)회사를 설립해 자체 도정시설을 설치하고 생산된 쌀 전부를 소비자 직거래로 제값을 받으며 판매하고 있다.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경영요소는 고객관리. 그는 고객관리에 생산이나 판매 보다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그래서 생산물 판촉과 소비자 유치 및 고객과의 교류 비용으로 매출액의 2%를 투입한다.
그는 현재 4,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그가 준비하고 진행하는 체험 영농행사는 모내기 체험, 진흙탕의 뻘을 이용한 썰매타기, 물고기 잡기와 구워먹기, 메뚜기 잡기, 대나무 그릇 만들기, 대나무밥 시식, 바비큐 파티 등이다. 그가 마련한 이같은 체험거리는 즐기며 학습하는 효과가 커 가족단위 회원들로부터 매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방문 가족에게는 매년 사진첩을 만들어 보내줌으로써 한번 찾아온 고객을 지속적으로 찾아오게 하고 있다. 정기적인 앙케이트 조사도 빼놓지 않는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의향을 반영, 체험관광 프로를 쇄신·보강한다.
특히 그는 양동이에 키가 낮은 벼를 심어 그 양동이를 집에 가져가 벼농사를 가정에서 직접 학습 관찰하는 체험상품도 판매, 쏠쏠한 소득도 함께 얻고 있다.

 


#사례2=전북 군산시 가나안 농장
웰빙 오색미로 소비자 사랑 확보

 

<전북 군산의 가나안 농장의 오색미 체험.>

 

국내에서 벼체험 농사 선진경영 사례는 전북 군산시 회현면 금광리 984 가나안 농장의 김수환씨를 들 수 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공무원 생활을 하다 1990년 고향으로 귀농했다.
그는 평야지대에서 벼농사와 답리작만으로는 소득에 한계가 있어 체험농사에 앞서 유색미 생산을 선도했다. 즉 빨간쌀(자광벼), 녹색쌀(녹원찰벼), 검정쌀(흑진주벼), 황색쌀(동진찰벼, 올기미쌀), 흰쌀(찰현미) 5가지 유색 쌀을 세트화해서 ‘웰빙 오색미’라는 등록상표를 갖고 우렁이 농법으로 무농약 친환경 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다.
김 씨는 유색쌀을 500~800g식 소포장 5종을 박스에 담아 선물세트로 팔았다.
당초엔 생산된 쌀을 위탁 도정했으나 판매 물량이 늘면서 인근 12개 농가도 유색쌀을 재배하도록 해 이를 수매, 2008년 자체 도정을 거쳐 대량 판매까지 하게 됐다. 김 씨는 현재 직거래 고객 3,000여 명과 단체 납품처 20개소를 확보하고 있다.
쌀의 품질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저온저장고를 설치해 지역의 종교행사와, 기관 및 단체에 선물용 물품으로도 오색미세트를 대량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는 백화점, 롯데마트, 하나로마트까지 납품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김수환 대표의 체험농사 프로그램은 ▲봄나물 캐기 ▲오색미 시식체험 ▲‘볍씨에서 밥알까지’라는 표제아래 볍씨 보관, 파종, 모내기, 제초, 수확, 밥짓기 등의 벼농사 전 과정을 체험하는 학습과정 ▲가을 들녘 갈대 불놀이 행사 등으로 시각, 미각, 촉각을 모두 만족시키며, 충분한 학습효과도 얻을 수 있도록 해 고객의 감동을 얻고 있다.

 


#사례3=서울시농업기술센터
벼농사 체험포트 설치…초등학생에 인기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청사 관내 진입도로 양측 연변에 400여개의 벼농사 체험 포트를 설치, 서울시내 초등학생 대상 학습체험 행사를 실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벼농사가 시작되기 전 초등학생 대상 참가비 연 5만원에 학생을 공모하여 치열한 경합 끝에 선발한다.
체험학습은 볍씨소독, 최아, 시비, 벼모내기, 제초, 병충해, 방제 등 벼농사의 일생 전 과정을 토?일요일, 방학기간 중, 학교수업 없는 날에 벼농사 체험 일정을 사전 팜플렛으로 안내, 학습을 진행한다.
포트에는 참가학생과 학부형의 이름, 주소, 학교명을 기록한 표찰을 단다. 그리고 학습 기록장을 주어 학습 내용을 기록하게 한다. 체험농사가 끝나 벼를 수확한 다음 도정한 쌀은 역시 학생이름이 써진 비닐포대에 담아가도록 하고 있다.
한편 벼농사 체험학습 일정 중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청사 뒤편에 있는 산의 등산로 연변에 심어진 나무에 나무식별 표찰을 달아 관찰 학습토록 지도하고 있다.
그리고 잠자리채를 유상으로 배부하여 들판에서 곤충채집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행사 일정 중 고구마, 감자 구워먹기 등도 병행하는데 일체 행사비용은 실비로 받는다. 이 벼농사 학습 체험 행사를 통해 삭막한 도시 서울에서 농심 순화 체험의 학습 기회를 주고 있다.
한편 경기도 여주군농업기술센터는 청사 내에 벼농사 관련 재래 벼 탈곡기와 디딜방아 등을 비치하고 인공적으로 천수답을 설치, 벼농사의 과거 농사작업을 살펴볼 수 있는 학습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와 유사한 각가지 체험시설을 가지고 벼농사로 부가 체험관광 수입을 뒷받침한 농촌지도기관과 농가단위 시도와 노력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앞으로 도심 또는 도시근교 벼 재배농가는 이런 체험프로그램을 적극 도입,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미니인터뷰 - 가나안 농장 김수환 대표

 

체험농사 소득이 생산소득 앞질러

가나안농장의 체험농사 프로그램은?
- 주로 1일 체험행사로 진행된다. 모내기, 제초작업, 친환경 농사작업, 수확체험 등 벼 성장 단계별 시기에 부합된 작업내용으로 체험행사를 갖는다.
아울러 농장에서 생산한 기능성 쌀과 유색미를 가지고 점심 시식 떡과 식혜 가공 시식 등을 함께 한다. 1인당 1일 참가비는 15,000원이며 45명 내외로 등록 수용하여 행사를 진행한다.

체험 참가자들은 어떻게 모집하나?
- 주로 서울시 각 구청 소속 여성단체와 사회단체 회원, 노래교실 회원 등이 많이 참여한다. 그리고 수도권에서 많이 오신다. 2008년에는 남북통일국민연합회, 대한적십자회원, 건강노래교실 회원이 주축이 되어 많이 오셨다. 그 밖에 군산 근교 도시민이 오신다.
체험 참가자는 농장에서 체험 행사 안내 공문과 팜플렛을 보내면 참가 예정 단체 요원이 사전에 농장을 답사, 실사한 후 참가가 결정된다.

체험 행사 벼농사 수확을 끝낸 농한기에는 행사 갖기가 어렵다고 보는데?
- 겨울에는 농장에서 생산한 쌀을 주제로 하는 시식 및 가공행사를 개최하는데 농사철 못지않게 체험 참가자를 갖고 있다. 겨울철에도 주중(週中) 3~5개 팀을수용, 체험행사를 갖고 있다.

이런 체험행사를 통해 얻는 소득은?
- 우리 농장에서는 유색미를 비롯 기능성 쌀 중에서 라이신 함량이 많은 연안벼를 별명(別名)으로 ‘키크는 쌀’이라고 이름을 붙여 팔고 있다.
한편 쌀눈이 일반 쌀보다 3~5배 큰 큰눈벼는 두뇌 활동 활성화가 크다고 설명 이해시켜 직판 거래하고 있다. 체험행사 실시로 조수입 약 3억원에 육박하나 경비 제하고 순이익 8,000만원 정도 된다. 가나안농장에서 벼농사와 체험농사 소득 비중 4:6 정도로 체험농사 경영소득이 쌀 생산소득을 앞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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