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전문가 사관학교를 가다-대구가톨릭대학교

치유농업 전문인력 배출을 목표로 하는 국가전문자격시험인 2급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이 지난해 11월20일 1차 시험이 치러진 데 이어 올해 2차 시험이 1월8일 치러졌다. 2021년 시행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양성되는 치유농업사는 치유프로그램 개발과 농장 운영, 치유농장·요양원·컨설팅업 등에서 치유농업 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 코로나 시국에 더욱 각광받고 있는 치유농업 전문가를 길러내는 전국의 양성기관을 본지가 조명한다.

▲ 대구가톨릭대학교는 대상자에 특화된 치유농업 양성과정을 3월부터 9월까지 운영한다.

경북농민사관학교 통해 교육생 모집…청년할당 시행
기반 없는 청년들에겐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길 터줘야

평생교육으로 주목받는 치유농업
지난해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은 11곳이었다.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와 강원도농업기술원,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제주도농업기술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국 유수의 대학들이었다. 올해 추가로 지정된 양성기관도 동양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경상대학교, 전남도립대학교 등이다. 대학들은 치유농업이 평생교육으로 적합하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의 교육생 중 상당수가 은퇴시기의 장년층들로 제2의 인생 돌파구로 치유농업을 선택한 이들이 많았다.

▲ 윤숙영 교수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청년들에게 초점을 맞춰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교육을 진행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조경학과 윤숙영 교수는 “지난해는 지역제한이 없어 전국에서 교육생을 모집한 것과 달리 올해는 경북농민사관학교를 통해 원서접수를 받아 경북지역의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37명의 교육생을 모집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며 “교육비는 30만 원으로 비교적 저렴한데 나머지 비용은 도비로 지원돼 교육생의 부담을 덜어준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윤숙영 교수는 원예치료와 화훼장식의 전문가로 일찍이 식물을 기르는 과정을 통해 치매노인의 인지능력 향상과 우울 감소 효과를 조명한 바 있다. 그리고 치유서비스를 접하며 뇌파와 스트레스·호르몬 지수 등 생리적 평가도 측정해 데이터를 구축했고, 그걸 바탕으로 목적에 맞게 치유서비스를 어떻게 처방할 것인가에 대한 노하우도 상당하다.

윤숙영 교수는 “약 20여년간 원예치료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치유농업사 양성과정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실습수업은 지난해 학교 내 마련된 치유텃밭에서 진행을 했는데 교육생들이 파종을 할 때 시각·청각 장애인 입장에서 해보도록 하며 치유농업이 어떻게 활용돼야 하는지 체득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청년 유입 촉진 발판돼야
농촌진흥청은 치매안심센터의 환자와 보호자 가족을 대상으로 치유농업의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실험결과 항산화, 혈액순환, 기억력 증진 등 유효성분이 풍부하면서도 인지기능에 도움이 되고 천일홍과 로즈마리, 라벤더 등 16종 재배를 통해 인지기능이 19.4% 향상됐고 특히 기억력과 장소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은 각각 18.5%, 35.7% 향상했다. 또, 기억장애는 40.3% 줄었고, 우울감 또한 68.3% 줄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치매환자 이외에도 다문화가정, 장애인, 위기청소년 등을 특수목적 대상의 과정도 마련했다. 강사진도 그에 맞게 치유농업 현장전문가, 의료진, 원예치료 전문가 등을 초빙해 전문성을 더했다.

지난 25일 치유농업사 양성과정을 시작한 대구가톨릭대학교는 9월까지 162시간을 운영한다. 그중 이론이 108시간, 실습 48시간이며,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치유농업의 법률과 정책부터 치유농업사가 갖춰야 할 직업윤리와 대상자별로 특화된 프로그램 운영, 작물재배학과 심리학, 생리검사를 통한 대상자 진단과 평가, 치유농업 소재로 쓸 수 있는 반려동물 실습, 치유시설 환경조성과 치유농업 프로그램 구성, 예방의학과 보건학 등으로 구성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 치유농업에 도전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야 한다며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농업경영체에 등록돼 있지 않아도 만 40세 이하의 청년을 위한 20% 할당제를 적용했다”면서 치유농업이 농촌에 청년 유입을 촉진시키는 발판이 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동안 청년들에게 많은 예산을 썼음에도 정착률이 떨어지는 문제도 치유농업이 일정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보니 치유농업에 도전하려는 이들이 많아져야 산업화의 기틀을 닦을 수 있다고 보는데 치유농업사 양성은 기존 농장주에게는 품질인증을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땅이 없는 청년들에겐 농업관련기관 취업을 위한 과정의 투트랙으로 가도록 해 보다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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