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나주‘초이스팜’최지은 대표

농사도 취미활동도 육아도 열심인 청년창업농
1700평 친환경 샤인머스켓이 효자노릇 ‘톡톡’
친환경 소문에 공판장 판매보다 직거래에 집중

▲ 최지은 대표가 생산한 친환경 샤인머스켓

농업의 고장, 나주에 터 잡다
전남 나주시는 전남의 중심부에 자리한다. 광주광역시, 화순군과 함께 바다와 경계하지 않는 지역이다. 남쪽으로 발달된 나주평야는 영산강이 더해지면서 예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특히 나주시 금천면은 100m 이상의 구릉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너른 들판이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천면은 북쪽으로 영산강과 지석천이 합류하면서 넓은 들이 펼쳐진다. 서쪽은 영산강 동안(東岸)에 범람원이 있어 지석천 남부와 함께 쌀·보리의 주산지이며, 원예농업도 발달했다. 금천면의 중앙과 동쪽으로는 30m 내외의 구릉지대여서 배수가 좋고 토질이 비옥해 과수단지가 잘 조성돼 있다.

금천면은 나주배의 주산지로 배박물관, 배연구소, 배유통센터, 호남원예고등학교 등이 있다. 복숭아·포도·오이·수박을 비롯해 국화·장미 등의 생산이 많으며, 과일을 가공하는 통조림공장도 갖춰져 있는 등 농업이 총체적으로 발전된 고장이다.
이곳 금천면 당가마을의 ‘초이스팜’ 최지은 대표(38)는 요즘 샤인머스켓 포도 연구에 푹 빠져 사는 초보농부다. 귀촌으로 시작한 시골살이가 지금은 당당한 여성 농업경영인으로서 자신의 새로운 꿈을 이뤄가고 있는 것이다.

남편 따라온 귀촌이 귀농으로...
“처음에는 농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남편 따라서 남편의 고향으로 내려와 쉰다고 생각했지요. 요즘말로 귀촌을 했다고 볼 수 있지요.”
최지은 대표는 서울이 고향이다. 초중고와 대학을 서울에서 다녔다. 남편 최영웅씨(42)는 IT 관련 회사를 다녔고, 최 대표는 작은 서비스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리고 2012년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 남편이 고향 나주로 내려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이 계신 곳에서 자신의 전공인 IT를 살려서 스마트팜을 하고 싶다고 했지요. 그래서 저는 농사는 못 짓고 귀촌한다는 생각으로 2013년에 금천으로 내려왔습니다.”
“막상 내려왔는데 그냥 놀 수만도 없더라고요. 이런저런 궁리 끝에 읍내에다 조그만 음식점을 냈는데, 얼마 있지 않아서 아이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음식점도 그만두고 아이 키우는데 집중했지요.” 

▲ 최 대표가 봄철을 맞아 농원 곳곳을 손질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아이가 어느 정도 컸을 무렵인 2019년부터 청년창업농으로서 본격적인 농사꾼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대학에서 1년 동안 복숭아 재배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복숭아는 수확시기가 5년이나 되는 등 조건이 여의치 않아서 중도에 포기했다. 그리고 시부모님이 해오시던 배농사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어떤 교육과정이든 다 농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농업 관련 다양한 교육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처음에 배농사를 시작하면서 3300㎡(약 1천평)에서 잘 지어보자고 다짐했어요. 그러면서 배농사에 자신이 생겼고, 이후 포도로 확장했습니다. 특히 샤인머스켓에 집중했어요. 샤인머스켓 농장 5600㎡(1천700여평)는 지금 제 귀농생활에서 톡톡한 효자노릇을 해주고 있어요. 바라만 봐도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가 이뤄질 정도로 인기도 좋습니다.”

농사도, 취미도, 애 키우는 재미도 ‘쏠쏠’
최 대표는 과수농사의 장점으로 바쁠 때와 쉴 때가 비교적 분명하다는 것을 꼽는다. 그래서 어느 정도 농사일이 마무리되면 여행도, 취미생활도 하면서 여가를 즐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란다.
“배는 8월부터 수확이 이뤄져요. 9월에는 포도, 10월과 11월에는 배(추황 품종)으로 계속 이어져 수확하면서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지요. 나름대로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SNS도 공부하고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재미도 붙는 듯합니다. 특히 다양한 활동과 친환경재배가 알려지면서 공판장 판매보다는 직거래가 많이 늘었어요. 또한 나주 인근의 혁신도시에 젊은 사람들이 조금 늘고, 아이 키우는 부모도 증가하면서 샤인머스켓 등 친환경 과일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귀촌할 때와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요. 가장 큰 변화는 아이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이죠. 얘가 할머니, 할아버지랑 과수원에서 뛰어노는 모습만 봐도 행복합니다. 주말이면 아이를 위해 고추, 가지, 토마토도 심어놓고 있지요. 앞으로는 더 다양하고 전문적인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데, 고민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곧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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