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오후 6시15분경에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추모의 열기가 아직도 국민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 추기경은 생시 가난한 사람, 핍박받는 사람,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눈물을 닦아준 이 시대의 성인(聖人)이었다.
그 지극한 자비와 시혜를 못 잊은 뭇사람들의 애뜻한 추모의 얘기를 들으며 김수환 추기경을 보내는 아쉬움으로 가슴이 저린다.
고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TV뉴스 화면에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로 시작되는 김수희 히트곡 ‘애모’를 부르던 김 추기경의 모습은 아직도 그 잔상(殘像)이 선명하다.
한편 ‘애모’의 가사는 연인간의 절절한 연심(戀心)을 묘사한 아름다운 가사와 센티멘털한 멜로디로 인해 팬들의 심금을 파고드는 연가로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가요이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1995년 가톨릭대학교에서 공개방송된 열린음악회에서 사회자의 즉석 요청에 못이겨 공식적인 음악회에서 처음으로 가요를 불러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약간은 어눌한 음성으로 이 노래를 선창한 김 추기경은 방청객의 합창을 유도해 그 메아리가 전 객석을 번지면서 아름다운 화음으로 이어졌다.
이를 기억한 가수 김수희가 김 추기경을 마지막 보내는 안타까운 문상(問喪)의 자리에서 흐느껴 우는 모습이 함께 오버랩 되는 장면을 보며 가슴이 아려왔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평소 신부가 될 생각 추호도 없었으나 어머님의 간절한 소망을 어기지 못해 천주의 곁을 찾았다고 했다. 남들처럼 아내도 가지지 못한 신부로서 애절한 연심이 담긴 ‘애모’의 노래를 익힌 고 김수환 추기경의 심정적인 배경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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