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원이 뛴다-경기도농업기술원 조창휘 연구개발국장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2020~2021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2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을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 조창휘 연구개발국장은 융복합산업으로 진화하는 농업에 발 맞추기 위해 연구개발에서도 칸막이를 치워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디지털농업 선도할 추진단 출범…플랫폼도 구축 예정
지역특성 고려한 품종 개발·농가와 상호소통으로 성과

-‘경기디지털농업 추진단’이 출범했다.
농업 전 분야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접목을 목표로 전국 농업기술원 중 최초로 지난해 전담조직이 설치됐다. 연구개발국장을 단장으로 하고, 농촌진흥청의 디지털농업추진단, 경기도 AI 산업전략관과 협력체계를 꾸렸다. 경기디지털농업 추진단은 총괄기획지원반·식량작물반·원예작물반·기반기술반·현장확산반·교육홍보반 등 6개 분과에 24개 팀이 참여한다. 핵심은 과·팀 경계 없이 업무영역도 융복합해 연구와 지도사업의 디지털 역량을 제고한다는 점에 있다. 보통 단장은 과장급에서 맡던 게 관례였던 것에 비춰볼 때 국장에게 단장을 맡긴 건 그만큼 디지털농업이 전 분야에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결국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어떻게 올리냐가 관건인데 시험·포장·인력·예산은 한정돼 있어 새 연구기법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농업기술원 내부에서부터 이른바 데이터 혁명을 일으키고자 작년부터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서 6월에 완료 예정이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모든 직원의 연구성과가 수집·저장·분석·공유되는데 코로나 시국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우선 벼와 콩, 장미 3개 작목부터 시범 적용하고 향후 연구개발 전 분야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개 작목을 우선 선정한 이유는…
품종개발은 굉장한 시일이 소요되는 분야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으로 육종에 모든 직원의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최대한으로 기간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우선 성과를 낼 수 있는 작목으로 벼와 콩, 장미를 선정한 건 시급성과 중요도를 고려한 것이다. 벼와 콩은 식량작물로 코로나19 이후 특히 중요해진 종자주권을 확보한다는 측면을 고려했다.

농업기술원이 개발해 2021년 올해의 품종상을 수상한 참드림은 2016년 품종 등록 이후 경기도 재배면적이 1만102ha까지 늘어나 도내 세 번째로 재배가 많은 품종으로 올라섰다. 밥맛과 내재해성, 수량을 두루 고려해 개발한 참드림에 이어 찰지고 구수한 품종의 경기 13호를 내년에 출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각 지역간 특성을 고려해 고양은 급식에 공급할 고급품종 요청에 따라 가와지1호, 평택은 슈퍼오닝이란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가졌지만 외래품종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꿈마지 공동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최근 안성과도 지역특화 품종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콩은 경기북부지역에 콩산업이 활성화돼 있고, 연천에 콩 전문연구소인 소득자원연구소도 위치해 있다. 콩 재배면적은 2018년 4231ha, 2019년 5124ha, 2020년 5485ha로 꾸준히 증가세에 있고,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단 점을 감안해 육종의 효율화를 목표로 한다.

경기도의 장미는 꽃색깔이 선명하고 지난해까지 79품종을 개발해 307만 주를 농가에 보급해 31억 원의 로열티를 절감했다. 코로나19로 주춤한 국내소비를 대체하고자 수출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장벽을 넘고자 K-장미 품종의 개발 중요성은 더욱 커졌고, 농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잿빛곰팡이병에 저항성을 가진 품종개발에 중점을 둔다.

-농업도 점점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추진단 출범과 디지털 플랫폼 구축의 핵심은 결국 칸막이를 치우자는 것이다. 농업도 융복합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농업기술원도 농업기술센터-농업인, 중앙-지방, 연구지도-행정의 경계를 허물고 협업의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 지역 맞춤 품종 개발도 그 일환이다. 지난해 남양주와 딸기산업 고도화를 위해 하향식이 아닌 도·시의 거버넌스 전략 수립이란 방식을 채택했다. 남양주는 수도권 근교의 이점을 살려 체험농가가 많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체험수입이 52% 감소하며 돌파구가 필요했다. 정책연구를 거쳐 남양주딸기 신품종 육성과 육묘 시스템과 가공식품 개발이 제안됐다. 이외에도 여주의 가지, 화성의 멜론을 신소득작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스마트팜도 마찬가지다. 현장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농가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설원예와 노지농가로부터 생육과 환경, 경영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처리 과정을 거쳐 경기도농업빅데이터관리시스템에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다시 농가에 맞는 작물관리 노하우를 제공하고 시설과 장비운용 실태를 진단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을 시의적절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농업기술원이 일방적으로 지도하는 방식이 아닌 농가와 상호소통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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