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김제 ‘정아농장’ 어정아 대표

▲ 토마토 선별 작업 중인 어정아 대표

포도․방울토마토․감자재배 귀농 7년차 농부
귀농귀촌․치유농업․친환경농업 강사로도 활동
친환경 순환농법으로 만든 ‘감사비료’ 자부심

김제 농촌에 힐링명소로 ‘우뚝’
호남정맥에서 갈려나온 모악산(794m) 동쪽의 줄기인 해발고도 약 400m의 산지가 병풍처럼 둘러있고, 서쪽으로 약 20~30m의 낮은 구릉지와 두월천 주변으로 펼쳐진 평야지대에 넉넉하게 자리 잡은 곳. 전북 김제시 금구면이다. 모악산 주변은 금을 함유한 석영맥(石英脈)이 많이 나타나 두월천변은 한때 사금 산지였다. 모악산 주변은 그래서 금구를 비롯해 금(金)이 글어간 지명이 많은데, 모두 사금이 많이 나온 데서 유래했다.

금구면 하신리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성처럼 자리 잡고 있다. 숲 가운데의 연못을 경계로 위쪽은 상송마을, 이래는 하송마을이다.
상송마을에는 요즘 김제지역에서 농촌체험프로그램 전문 강사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어정아 대표(36)의 ‘정아농장’이 자리해 또 하나의 힐링 명소가 되고 있다. 농업관련 체험강사, 귀농귀촌 강사, 치유강사, 건강지도사, 웃음치료지도사, 막걸리소믈리에, EM활용지도사 등은 어정아 대표를 한 눈에 보여주는 수식어들이기도 하다.

▲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정아농장

남편 건강 이유로 귀농 결정
“농사를 지으면서, 또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행복한 귀농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은 젊어서 안 해본 것 같은데, 농업의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제에 와서 농사꾼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운명인 것 같기도 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정아 대표는 경남 거창이 고향이다. 거창과 김해에서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경기도 안산에서 운명처럼 남편 최지운씨를 만나 스물넷의 조금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다.
“결혼하고 안산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남편의 건강이 조금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요. 그러다가 귀농 얘기도 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결국은 남편의 고향인 김제로 2016년에 귀농하게 됐습니다.”

어 대표는 귀농을 준비하면서 6차산업이란 단어가 매혹적으로 다가왔단다. 재배하고 가공하고 판매하고 체험도 한다는 것이 꼭 어 대표에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귀농을 결정하고 나면서부터는 농사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런저런 상상을 하면서 농사의 꿈을 설계했지요. 가장 먼저 선택한 작목이 포도였습니다.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포도밭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거기다가 방울토마토, 감자 등등 아기자기한 농작물을 심어나갔어요. 그러면서 농사꾼으로서 필요한 농사지식 이외에도 체험강사로 바로서기 위한 각종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까지 신념으로 해오고 있는 일이 순환농법의 친환경농법이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더디지만 정확히 해내자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퇴비는 낙엽과 전지한 잔가지 등 농업부산물을 파쇄해 비료로 쓰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비료를 감사한 마음을 담아 ‘감사비료’라고 부른답니다.”

전국구 체험진행자...
어 대표는 그렇게 귀농 7년째를 맞았다. 지금은 전북에서, 아니 전국에서 이름 있는 농촌체험프로그램 진행자로도 유명하다. 어 대표는 특히 활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을 상대로 한 인지관리 치유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정아농장에 들어서면 각종 농촌체험키트로 가득하다. 얼핏 눈에 띄는 이런저런 자료들만 봐도 포도즙을 이용한 친환경제품만 30여 가지는 되는 듯하다.

“포도나 토마토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 이외에도 이들 과일을 이용해 다양한 체험제품을 만드는 즐거움이 우리 농장의 장점이고 자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체험객이 원하고 꼭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연구하고 만들고 즐겁게 놀이로 즐기는 것이죠.”
정아농장의 체험프로그램은 그래서 상상하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포도와 토마토를 이용해 화장품, 치약, 세제, 옷감 염색은 물론이고, 퓨전음식으로 포도젤리, 영양갱, 뱅쇼, 퓨전 피자, 토마토 꿀 절임, 쌀빵, 쿠키 등도 만든다. 

“우리 농장은 초중고생들의 진학지도 체험부터 어린이, 노약자 등을 대상으로 한 치유프로그램들이 인기가 있었는데,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아쉬움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대형마트·로컬푸드·온라인·직거래 등으로 판매는 갈수록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에 만족합니다. 올해는 한층 성숙해진 농사꾼으로서 체험도 강의도 많이 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