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독립 영웅이자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가 1930년 10월부터 약 3년간 옥중생활을 하면서 그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에게 보낸 196편의 옥중편지가 ‘세계사 편력’이란 제목의 책으로 발간된 적이 있다. 인디라 간디는 이 책을 통해 올바른 리더십, 도덕적 임무와 세계관을 키워 훗날 인도 최초의 여성총리가 됐다.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이 유배생활 중에 남기고 온 가족들이 걱정이 돼서 쓴 편지글을 모아 엮은 ‘유배지에서 온 편지’란 책이 있다. 두 아들에게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공부하고, 매서운 선비정신이란 무엇인지 등 아버지 마음을 편지글에 담아 간절하게 써내려갔다. 특히 그는 두 아들에게 독서를 강조했고, 생계를 꾸리는 방법, 친구를 사귀는 일, 책을 서술하는 방법 등을 강조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면서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옥중서신을 모은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돼 화제가 되고 있다. 평범한 가정주부, 소상공인, 탈북자, 해외동포, 농업인, 취업준비생 등이 보낸 수만 통의 편지 중에 129편을 골라서 이 책에 담았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많은 실망을 드렸음에도 따뜻한 사랑이 담긴 편지를 보내준 국민들이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다고 수감생활을 소회했다. 한편, 훗날 정의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역사는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수감생활 중에 가족이나 친지, 지지자의 편지 한통이야 말로 큰 위로와 격려가 됐을 것이며,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특별한 열쇠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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