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난 4일, 여야 대선후보들이 나란히 농민들 앞에 섰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선택 2022! 대선 후보 농정 비전 발표회’에서다. 각 후보의 농정공약과 농업·농촌 가치관을 점검하는 한편, 차기 정부의 농정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후보들은 각자 준비해온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듯 장밋빛 농정공약을 쏟아냈다. 마치 5년 전, 대선후보들이 그랬던 것처럼.

제19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하며 농심 끌어안기에 힘썼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이 지난 지금 그 말이 헛된 약속이었음을 모르는 농민들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정부 5년간 농업예산이 매년 줄어드는 농업·농촌 홀대와 무시 행태를 봐왔기 때문이다.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피해를 입은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총 1조 원을 조성하기로 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도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저조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초대형 경제블록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돼 시장개방의 압력은 더욱 커져 농업농촌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30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 후보들의 농정 비전과 농업철학을 더 꼼꼼히 들여다보고 옥석을 가리는 한편,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농업인들이 스스로 관심과 감시의 채찍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번지르르한 말발과 숫자, 지역과 진영에 치우지지 말고 진정 대한민국 농업농촌 부활의 참일꾼을 뽑는데 눈과 귀를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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