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의 지혜 - 보이스피싱 이렇게 예방하자

# A씨는 보이스피싱 신종수법을 예방하려면 스마트폰에 신분증이나 은행보안카드 등을 촬영해 저장해놨으면 즉시 삭제하고, 클라우드 스토리지 연동을 끊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 충북 보은에서 대추를 재배하는 A씨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고 일상이 마비되는 후유증을 겪었다.

사기범, 알뜰폰 가입하고 인증번호로 부정거래
디지털 서툰 농촌주민 보이스피싱에 더욱 취약

신종수법에 속수무책
충북 보은에서 대추를 재배하는 A씨는 지난해 9월30일 대추 수확으로 분주한 시기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해 막대한 손해를 봤다. 당시 추석연휴에 우박이 내려 대추가 낙과하면서 선별작업에만 3시간30분이 걸리는 등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A씨는 작업에 열중하느라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 작업이 끝난 뒤에 스마트폰을 확인했다고 한다. 스마트폰에는 신용카드 앱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결제했다는 알림이 와있었다.

“모르는 사이에 백화점상품권 10만 원이 결제돼 있어 즉시 신용카드를 정지시켰어요. 폰뱅킹을 확인해보니 돈이 빠져나가고 없었죠. 나중에 가서야 스마트폰 사진첩에 저장해둔 신분증을 사기범들이 도용해 오픈뱅킹앱에서 전재산을 보고 돈을 빼돌린 거로 추측하고 있어요.”

A씨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신분증을 찍어 사진첩에 저장해놨었다고 한다. 사진첩은 클라우드 스토리지와 연동돼있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장치로 모든 유형의 파일을 업로드해 데이터를 간편하게 저장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저장시스템이다. 사기범들은 A씨의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해킹해 신분증을 도용한 것이다.

“작년 8월부터 보이스피싱 신종수법으로 신분증 도용이 성행하고 있다고 해요. 전화로 하는 보이스피싱은 보상 매뉴얼이 있다고 하는데, 신분증 도용에 관한 조례는 아직 없어서 피해보상을 하나도 못 받았어요.”
사기범들은 A씨의 신분증을 도용해 비대면 가입이 쉬운 알뜰폰 3대를 개통했다고 한다. 신분증과 휴대폰 인증번호만으로 A씨의 주거래은행 앱을 설치하고 예금돼있는 돈을 빼가고, 신용카드 앱을 통해 백화점상품권을 구매했다고 한다.

스스로에 자괴감
“경찰에 신고하고 의뢰하느라 대추 수확철을 놓쳐 농업으로만 5000만 원의 피해를 봤어요. 경찰이 해결해줄 거라 믿었는데, A4용지 2장에 적힌 방법을 주고서 개인이 스스로 막아야 한다고 안내했어요. 예순이 다 된 제가 어디서부터 수습할 수 있을지 깜깜했어요. 대추수확 돕는다고 집에 왔던 아들이 컴퓨터로 제 명의로 된 은행 통장, 보험, 카드 막는 걸 뒤에서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특히 A씨 모르게 개통된 알뜰폰을 일일이 정지시키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신용카드 고객센터는 24시간 분실이나 도난신고를 접수 받는 상담원이 있지만, 알뜰폰은 오후 6시까지만 고객센터를 운영하니까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애를 먹었다고 한다. A씨는 이번 일을 겪고 운전면허증을 재발급 받고, 주민등록번호도 새로 바꿨다.

현재 A씨는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했다. 주민등록번호가 바뀌면서 전혀 다른 사람이 돼 과거 신장이식을 받고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 자신을 간신히 입증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 초본을 갖고 다니면서 개인 보험과 은행 명의를 수정하는 데 시일을 할애했다.

“1년 농사 망치고 정신적 충격이 큽니다. 불과 3시간 만에 재산 피해를 당하니까 황당하고 스스로 바보가 된 기분이에요. 이제는 휴대폰 인증문자가 오면 불안하고, 문자 알림음도 노이로제에 걸려 수신음을 다르게 바꿨어요. 무엇보다 피해를 당했을 때 자녀들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자괴감이 들어요.”

A씨는 신분증 도용으로 수법이 더욱 교묘해진 보이스피싱 피해는 누구나 당할 수 있다면서 고령화된 농촌은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에 신분증이나 은행보안카드 등을 촬영해 저장해놨으면 반드시 삭제하고, 클라우드 스토리지 연동을 끊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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