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217)

인간 누구나의 한결같은 바람은,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인간 누구나가 비켜갈 수 없는 것이 생-노-병-사 즉,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네 가지 고통이다.(태어나는 것은 축복인데, 그 뒤에 늙고 병들고, 죽음으로 이어지니 그 자체가 고통이라고 불가에서는 얘기한다)

# 지난해 말, 질병관리청에서 <2021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라는 국민건강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당뇨, 만성 호흡기질환, 암 등의 만성질환이 국내 전체 사망원인의 79.9%를 차지했다. 그 외 사망원인으로는, 감염성 질환(11%), 손상(교통사고) 등 기타가 9.1%로 나타났다.

국내 사망원인 상위 질병을 보면, 1.암(27.5%) 2.심장 질환(10.5%) 3.뇌혈관 질환(7.3%) 4.당뇨병(2.7%) 5.알츠하이머(2.3%) 6.간 질환(2.2%) 7.만성하기도 질환(2.1%) 8.고혈압성 질환(1.9%)의 순이다.
이중 순환기계 질환(심뇌혈관 질환), 당뇨병, 만성 호흡기질환, 암 등의 만성질환이 전체 사망율의 68.6%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주요 만성질환의 사망위험은, 의료기술체계의 발전과 환자 본인들의 지속적인 관리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그런가 하면,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공동연구팀이 <2008년과 2018년 한국인 질병부담 지표> 연구논문을 통해 “최근 10년간 한국인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 질병 순위가 크게 바뀌었다”고 밝혔다.
즉, 인구 고령화와 사회변화에 따라 골관절염, 낙상 등 근골격계질환과 치매, 우울증 등 신경계 질환의 순위가 크게 올라간 반면 천식, 교통사고 손상, 위장염 등 질환의 순위는 하락세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잘 걸리는 288개 질병 부담순위’에서 2008, 2018년 공히 1위는 당뇨병으로, 오랜 기간 합병증을 겪으면서 삶을 힘들게 하는 질병으로 집계됐다.

2008년 1~10위 질병을 보면, 1.당뇨병 2.천식 3.만성폐쇄성 폐질환 4.척추관협착증 5.심근경색, 협심증 6.간경화 7.뇌경색 8.골관절염 9.교통사고 손상 10.자살의 순이다.
그러던 것이 10년 뒤인 2018년에는 1.당뇨병 2.척추관협착증, 디스크탈출증 3.만성폐쇄성 폐질환 4.심근경색, 협심증 5.골관절염 6.뇌경색 7.간경화 8.낙상 9.치매 10.우울증(자살은 12위)의 순으로, 치매, 전립선비대증(16위), 폐암, 기관지암(17위) 등의 질병이 새로 순위에 올랐다.

이 같은 질병지도의 전반적인 순위 변화는, 생활환경 향상과 노인인구의 증가와 크게 연관돼 있어, 노년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노인성 만성질환에 의한 사회 경제적 부담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오래 사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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