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잇는 사람들...가평규방공예연구회 이정윤 회장

가평규방공예연구회, 자라섬과의 콜라보 온라인전시회 개최

‘조각보, 자라섬에서 춤추다’
“잊혀져 가고 있는 규방공예가 아름다운 자라섬의 정취와 만나, 우리의 일상으로 녹아들어 마음 속 깊이 있던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일상의 여유로움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가평규방공예연구회 20명 회원들은 이런 마음을 담아 온라인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아름다운 자라섬을 배경으로 회원들의 규방공예 40여 작품들을 사진으로 찍어 가평군청과 가평군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에 온라인으로 전시, 전통의 아름다움을 일상에서 느끼게 하는 전시회다. 오프라인 전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 가평규방연구회 이정윤 회장은 2021년에 전국규방공예공모전에서 옥사 발(옥사 가리개)로 입선했다. 집안 곳곳을 직접 만든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놓았다.
 

가평규방공예연구회는 생활개선가평군연합회의 분과활동으로 2007년에 20명 회원들로 발족, 2015년 10월 자라섬 이화원에서 제1회 작품전시회를 연 이래로 2년마다 작품전시회를 열어왔다. 농업인한마당잔치에서 작품도 전시했다. 2021년 12월 코로나로 오프라인전시회가 어렵게 되자 온라인으로 작품전시회를 열고 작품집도 제작해 배포했다.

“가평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매월 2회씩 연 20회씩 수업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전시회와 작품집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배려해 주셨지요.”

가평규방공예연구회 이정윤 회장은 결과물인 전시회와 작품집으로 회원들의 사기가 진작돼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고 회원들의 화합과 협조로 이뤄낸 결과물입니다.”

 

규방공예의 매력, ‘무념과 유념사이’

규방공예는 바느질, 천연염색, 매듭, 자수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전통미를 표현한다. 조선시대,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었던 양반집 규수들의 생활공간이던 규방에서 생성된 공예활동으로 바느질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던 것에서 비롯됐다. 실용성과 함께 창의성도 발휘되고 있어 작품활동으로도 훌륭하다.

규방공예 경력 12년째로 접어드는 이정윤 회장은 모시보다 더 곱고 가는 천인 옥사로 만든 가리개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 내놓았다.

“옥사 천이 워낙 고와서 바느질에 더 정성이 들어가죠. 이중으로 바느질을 하는데 꼼꼼히 바느질 전용 확대경을 쓰고 한답니다”

꼬박 하루 5시간씩 3개월에 걸쳐 완성한 작품을 선보인 이정윤 회장은 규방공예에 대한 매력을 이렇게 얘기한다.

“바느질을 하다보면 시간의 멈춤을 경험합니다. 무상의 세계에 빠져들지만 또 내적인 모든 소망들을 기원하는 마음도 담게 돼 ‘무념과 유념 사이에서’라고 작품 제목을 붙였어요”

이 회장은 천마다 촉감이나 느낌의 차이가 있고, 남들은 다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천의 감촉에 따라서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다보면 푹 빠지게 되는 것이 규방공예라고 들려준다.

▲ 자라섬과의 콜라보가 멋진 가평규방연구회원들의 40여점 작품은 가평군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규방공예에 관심 많아져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규방공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강좌로 혼자서도 배울 수 있고 재료 구입도 발품을 안 팔아도 온라인에서 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규방공예 하면 조각보 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규방공예에 첫 입문하는 사람들은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이정윤 회장은 바늘방석쿠션이나 모빌, 컵받침 등 소품들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도 좋고 특히 정성들인 선물로도 의미가 있다고 얘기한다. 소품들로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실력을 쌓은 후에는 욕심을 내서 작품으로 창의력을 발휘해 보면 자존감과 자긍심을 높일 수도 있단다.

 

리사이틀링 활동으로도 매력 충분

조각보는 옷이나 이불 등을 만들고 남은 조각천을 사용해 귀한 것을 포장하는 보자기나 다양한 덮개, 발 등으로 사용했지만 요즘은 수공예 작품으로 더 인정받고 있다.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둔 옛날 한복이나 혼수 이불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 봐도 좋아요.”이정윤 회장은 규방공예가 추억과 향수를 담은 훌륭한 리사이틀링 작품으로 탄생할 수도 있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규방공예를 어려워 말고 접해보기를 권했다.

또 코로나19가 물러가고 가평자라섬 꽃 축제 때에는 가평규방공예연구회가 대면 전시도 겸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알렸으면 하는 새해 소망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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