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지역소멸 이렇게 극복 – 강원 양구 ‘공공산후조리원 사업’

행정안전부는 인구 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저출산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있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올해로 6회째 ‘지자체 저출산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본지는 올해 대회에서 우수 시책으로 선정된 몇몇 지자체의 저출산 극복사례를 소개한다.

▲ 양구군보건소 이규란 담당(사진 오른쪽)과 고영인 주무관(왼쪽)은 산후조리원 이용을 100% 감면해주고, 탯줄 보관에 용이한 태항아리사업을 연계 지원하면서 출산 부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후조리원 100% 감면으로 경제적 부담 완화
산모에 태항아리 지원으로 지역문화유산 홍보

산모와 아기의 보금자리 구축
강원도 양구군은 군비 10억 원을 공공산후조리원에 투입해 여성이 안전하고 마음 편히 출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양구군보건소 건강증진과 이규란 담당은 지난해부터 공공산후조리원사업의 전반적인 실무를 이끌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아이 낳으려고 인근지역인 춘천까지 1시간 넘게 원정출산을 나가야 했어요. 양구군 공공산후조리원을 지난 2020년 7월13일에 개원하면서 이제는 배 아프면 참지 않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거죠.”
공공산후조리원에 투입되는 예산은 산모 1명 당 평균 180만 원이며, 출생아가 쌍둥이면 230만 원이다. 산후조리원 위탁운영비는 6억8800만 원, 이용료 감면에 2억7000만 원이 소요된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양구군 1년 이상 거주자라면 100%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1년 이하 거주자는 50% 감면된다고 이 담당은 설명했다. 또한 인접한 인제, 화천 주민도 30% 감면 받는다. 모자보건법에 의해 셋째자녀를 출산하거나 다문화가족, 국가유공자 등 산모와 배우자도 100% 이용료를 감면 받을 수 있다. 
“산후조리원은 의료법인 성심의료재단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데,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양구군 중심지에 건립했어요. 또 산모가 ‘양구군 행복·출산’에 등록하면 출산장려금 100만 원, 아기띠와 엽산·철분제, 출생아보험 3년간 지원, 배꼽태항아리 등 추가지원 혜택이 많아요.”

▲ 정두섭 관장

문화유산 접목해 출산 장려
태항아리사업은 ‘조선백자의 뿌리’로 그 전통이 널리 알려진 양구 백자항아리에서 따왔다. 태항아리지원 배경에는 양구백자박물관 정두섭 관장의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 문화유산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양구군 공공산후조리원사업을 완성하게 됐다고 한다. 
이규란 담당은 올해 관외에서도 셋째아이를 낳은 32명의 타 지역 산모들이 고풍스러운 태항아리를 받게 돼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산모들이 아기 탯줄을 보관하려고 하는데, 양구에서는 태항아리를 무료로 주니까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따로 금고에 탯줄을 보관하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된 것이죠.”
정두섭 관장은 양구백자를 지역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의견을 냈다.
“조선시대부터 양반가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탯줄을 산에 묻고, 태실을 지키는 병사까지 있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세종대왕의 태를 보관한 항아리도 몸체를 만드는 태토와 유약을 봤을 때 양구백자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태항아리는 산모가 면사무소에서 출생신고를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제공한다. 정 관장은 태항아리를 제작하며 저출산 위기를 몸소 느꼈다고 했다.
“태항아리지원사업 초기에는 한해에 250명의 아이가 태어나 항아리도 250개 제작했는데 점차 제작 개수가 줄더군요. 해를 거듭할수록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생각했죠.”

산후조리원사업, 정부 관심 필요
이규란 담당은 군비 100%로 운영되는 공공산후조리원에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저출산 극복을 위해 군비 10억 원이 투입되는데, 군비로만 하니까 재정 자립도가 낮아 부담이 큽니다. 관계된 육아지원사업도 형평성 있게 지원되고 있는지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산후조리원사업에 정부에서도 관심 갖고 운영비를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최근 행정안전부 ‘지자체 저출산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보건복지부 측에서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현황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은 건 고무적인 변화라고 이 담당은 전했다. 
“국비 지원이 내후년에라도 공공산후조리원 운영비로 지원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규란 담당은 강원도에서 시행하는 분만취약지사업과 연계해 산모 돌봄기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공공산후조리원사업을 필수사업으로 지정해 지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원도에서 5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의료취약지 분만산부인과지원사업과 협업해 임신에서 출산에 이르는 전과정에 대해 과정별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공공산후조리원이 더욱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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