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농업경영주 중 남성의 비율은 
103.5%에서 118.6%로 증가한 반면
여성은 19.7%에서 24.6%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직도 농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남성이 경영주인 현실...

여성농업인의 역할 인식도 
남편과 공동으로 농업을 운영하는
공동경영인이거나 남편의 보조자라는 
인식은 지난 16년간 큰 차이 없어..."

▲ 김경미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지난 2006년 여성농업인을 주고객으로 한 전문신문이 창간했다. 그동안 농업관련 주요 언론매체에서조차 여성은 잠깐의 이야기나 양념처럼 다뤄지던 시절이어서 정말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때만 해도 여성농업인의 삶에 대한 실태조사가 겨우 이뤄지기 시작한 상황이어서 여성농업인의 삶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농촌여성신문 창간을 계기로 여성농업인 의식과 요구조사를 하게 됐다. 국가가 아닌 민간기관에서 여성농업인의 삶에 관심을 가진 것은 처음이었으며,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조사에 참여했다.

2005년 농가인구는 343만 명에서 2019년 224만 명으로, 15세 이상 인구 중 농업주종사자도 212만 명에서 2019년 145만 명으로 감소했다(통계청, 2021). 농업주종사자 중 여성은 2005년 51.9%에서 2019년 54.8%로, 경영주 중 여성도 17.0%에서 18.7%로 다소 늘었다. 그렇지만 농업주종사자 중 경영주의 비율은 남성이 103.5%에서 118.6%로 늘어난 반면, 여성은 19.7%에서 24.6%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성농업인 자신의 직위가 경영주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2021년 조사에서 23% 정도였는데, 실제 경영주로 등록된 비율과는 차이가 있으며, 아직도 농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남성은 경영주가 되는 현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농업인의 역할도 남편과 공동으로 농업을 운영하는 공동경영인이거나 남편을 도와주는 보조자라는 인식은 지난 16년간 큰 차이가 없으나, 충실한 가정주부로 인식하는 비율은 높아졌다. 

그 밖에도 농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나 여성농업인의 자산 형성에 대한 내용에서도 다소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여성농업인 명의의 농지 비율은 2005년에 비해 다소 높아졌으나 2018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와는 차이를 보인다. 2005년 당시에 일반농가에서 여성 명의의 농지보유는 11%이었으며, 2018년 조사에서는 평균 37.3%로 보고됐다. 이는 연령이나 단체 임원 여부, 즉 농가의 소득이나 자산규모와 관련성이 높으므로 조사대상에 따라 편차가 있다. 2021년 여성농업인 명의의 농지보유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데, 일반 농가에서는 현실적으로는 더 부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 주택 등 여타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 등에서 변화가 보인다.

여성농업인의 자아상과 미래(약 10년 후) 모습에 대해서는 2005년에 비해 학업에 대한 계획은 줄고 충실한 가정주부의 모습은 늘어났지만, 지역사회나 정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활동하겠다는 의욕은 2005년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농업·농촌에 대한 어려움, 농업에 대한 전망 등에서도 흥미로운 변화가 보였다. 아마도 사회가 좀 더 개인의 삶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경향이 나타났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해본다. 

특히, 코로나19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일상이 증가한 만큼, 정보화 기기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활동들이 2005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럼에도 여성농업인이 주요 소식을 접하는 경로가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을 통해서라는 비중도 상당히 많은 것을 보면 시대의 변화, 기술의 진보와 여성농업인의 삶이 어떤 면에서는 크게 바뀌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비슷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를 통해 과연 여성농업인은 2022년 어떤 걸음을 걸어야 할까? 

2021년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여성농업인 삶의 변화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대해 앞으로 심도 있는 보고와 토론이 이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2022년 여성농업인의 삶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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