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유농업 전문가 사관학교를 가다-강원도농업기술원

치유농업 전문인력 배출을 목표로 하는 국가전문자격시험인 2급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이 지난 11월20일 처음으로 치러졌다. 올해 시행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양성되는 치유농업사는 치유프로그램 개발과 농장 운영, 치유농장·요양원·컨설팅업 등에서 치유농업 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 코로나 시국에 더욱 각광받고 있는 치유농업 전문가를 길러내는 전국 11곳의 양성기관을 본지가 조명한다.

▲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치유농업사 양성과정에 40명을 선발했고, 이중 23명이 2급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2013년부터 치유농업 아카데미 시작…양성기관 지정은 디딤판
심리치료·응급처치·동식물 전문가 등 초빙·치매안심센터와도 연계

치유농업 선두주자 강원도
강원도는 치유농업에 적합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이에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치유농업 아카데미를 2013년부터 운영하며 심신치유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그 결과, 극도의 긴장상태에 놓이며 심신이 피폐해진 소방관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농촌치유 프로그램 조달 상품 등록 등의 성과를 냈다. 또한 2018년도부터 치유농업 시범사업으로 치유마을 14곳과 치유농장 20곳을 육성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지정은 이 분야 발전의 중요한 디딤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재인 주무관

강원도농업기술원 생활자원과 이재인 지도사는 “치유농업사 양성과정에 140여 명이 도전했는데 농업·원예분야 등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40명을 선발했다”며 “교육생 중 절반 이상이 치유농장 또는 교육농장에 종사하고 있는 농업인들이라는 게 특징인데 이들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워낙 민감해 치유농업사 자격 취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판단한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과 농업기술원 청사 이전이 맞물려 교육 진행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면교육을 큰 무리 없이 진행했다. 기존의 치유농업 아카데미와 치유농업 전문가를 초빙해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 온 농업기술원은 치유농업사 양성과정에서도 이들을 활용했다. 거기에 대학교수와 의료진, 원예연구소와 동물위생시험소 등의 전문가들을 추가로 섭외했다.

이 지도사는 “한국최면심리학회 김효정 회장은 재소자나 범죄피해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경험이 많은 분으로 심리치료의 이론적 기초와 치료법을 담당했고, 강원대학교 정승민 교수는 주로 대상자가 될 만성질환자들이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응급처치 등을 맡아줬다”면서 “그리고 현직 경찰이기도 한 타로상담학회의 김가경 강사는 아이들 상대로 상담치료를 위해 타로를 활용했는데 이것을 치유농업에도 확장할 수 있다고 보고 섭외했다”고 밝혔다.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은 올해가 처음이다 보니 양성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강사진 섭외가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데 핵심이다. 이런 점에서 농업기술원은 치유농업에 관해 축적된 노하우를 적극 활용했다는 게 강점이다.

치유농업 확장범위 무궁무진
지난달 치러진 치유농업사 2급 자격시험에서 교육생 중 23명이 합격해 합격률 61%를 기록했다. 내년 1월8일 치러지는 2차 시험은 운영실무 논술형 2문제와 약술형 10문제가 출제되는데 농업기술원은 교육생들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실제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짜보는 보수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현장경험이 충분하지만 생소한 출제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이 교육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방식의 체험과 교육이 힘들어지며 치유농장과 마을들은 운영이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 이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체험이 가능한 키트제품을 만들어 납품하거나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하도록 지원했다.

이재인 지도사는 “치유농장이 어린이와 학생들 체험 위주였다면 앞으로 농업기술원은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고정적인 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치매예방사업에 치유농업이 활용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내년에는 3월 개강을 목표로 도비 2000만 원을 책정했고, 교육생은 올해와 동일하게 30만 원만 부담하면 될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성질환자와 치매환자뿐만 아니라 위드 코로나시대에 거리두기 여행의 최적지인 강원도의 농촌에서 치유농업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갖춰 모든 국민까지 확장된다면 그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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