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시장을 더욱 넓혀 가겠다.”
지난 6일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일성이다. 내년 2월 발효되는 아세안 10개국과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참여하는 메가 FTA 알셉은 물론이고, 중남미와 중동과의 FTA를 추진하겠다고 문 대통령은 밝혔다. 쌀을 비롯해 과일분야에 강점을 가진 아세안 국가와 축산선진국 호주와 맺는 무역협정도 부담스러운데 급진전 중인 CPTPP와 문 대통령이 언급한 FTA까지 포함하면 세계화 파고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점에서 내년에도 농업계는 먹구름이 잔뜩이다.

정부는 알셉이 무역 개방도가 굉장히 낮은 협정으로 망고스틴·구아버·두리안 등 열대과일 3가지만 추가 개방되는 거라 농업피해액은 11억 원에 불과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농업계는 이는 시작일 뿐 전면개방이 급속도가 진행될 수순으로 보고 있어 우려가 크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알셉 추진도 농업계 교감 없이 추진됐다는 점이다. 그간 모든 FTA가 그래왔기에 농업을 타산업을 위한 볼모로 여긴다는 인식을 이래서 지울 수 없는 것이다.

FTA로 최근 5년간만 따져도 농업계 손실은 1조8000여억 원에 달한다. 농업이 고사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농업대통령을 자처하며 국정운영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지난해 농업인의날 행사를 청와대에서 개최하며 생명산업이자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국정 막바지까지 시장개방을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추진해 농업을 끝까지 외면하는 모습을 보면 농업대통령보다는 FTA대통령이 훨씬 어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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