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잡스 - 충북 단양 이옥분 문화관광해설사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행복한 농촌살이를 해나가고 있는 투잡 농촌여성들. 본업인 농업과 함께 나만의 개성을 발휘한 부업으로 지역 사랑을 실천하는 ‘투잡’ 농촌여성을 만나 다양한 부업의 세계를 소개한다.

▲ 단양8경을 무대로 숨겨진 단양의 역사를 전하는 이옥분 문화관광해설사가 사인암을 소개하고 있다.

결혼 이주해 한국문화 알리는 문화관광해설사 
관광통역안내사 자격까지 취득한 만능인재

농경문화와 함께 성장
2011년 중국에서 충북 단양으로 결혼 이주한 이옥분씨(한국생활개선단양군연합회 회원)는 해발 500m의 6만6110㎡(2만 평)에서 아이를 업고 열심히 밭농사를 지으며 농촌에 정착했다. 
이옥분씨의 조부모는 1945년 해방 전 중국으로 건너갔다. 이 씨는 조선족학교를 다니면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조부모님이 옛날 조선분이어서 한국문화를 가까이하며 자랐어요. 집안에서도 밥을 한 상에 먹지 않을 정도로 식사예절이 엄격했던 기억이 나요.”
한국으로 돌아온 이옥분씨는 농사짓다가 친척 보증을 잘못 서 파산 신청을 하고 빚을 갚으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농촌 적막감 학구열로 극복
두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농사짓고 식당일 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갈 때, 지인에게 문화관광해설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빚을 갚아야 하는데 몸이 너무 아팠어요. 문화관광해설사는 노동이 적고 친절하게 안내하면 되니까 도전해보려고 군청에 사람을 모집하는지 문의했습니다.”
문화관광해설사 대신 중국어 통역사를 모집 중이라는 군청의 답변이 돌아왔다. 중국어를 잘 구사하는 이옥분씨는 기회를 잡고 통역사로 2년 간 근무했다. 주경야독으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단양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처음 시집와서는 철창 없는 감옥이라는 생각이었어요. 적막감을 이겨내려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농사지으면서 극복했습니다.”
2013년 관광통역안내사를 모집한다는 공청 공고를 보고 이옥분씨는 자격증 공부에 속도를 냈다.“우리나라 토익 같은 개념인 중국한어수평고시(HSK)에서 좋은 점수를 취득하고,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따려고 밤잠 줄여 공부한 덕에 3년 만에 취득했어요.”
이옥분씨는 이론 100시간과 실습 100시간을 이수하고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2017년에는 군청에서 주관하는 지질공원해설사 자격증도 땄다. 어느덧 8년차 문화관광해설사로 관광통역안내사도 겸하고 있다. 

단양팔경 안내하며 자긍심
“중국뿐 아니라 중국어를 사용하는 대만, 싱가포르, 홍콩 관광객이 단양투어를 오면 제가 나가서 단양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어요.”
타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여행을 어려워할 때 이옥분씨는 단양의 숨겨진 명소를 상세히 안내해준다고 했다. 관광객들이 단양을 또 오고 싶다고 말할 때 이옥분씨는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길 잘했다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양에 배낭여행 온 홍콩여성과 펜팔 친구로 인연을 쌓고 지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한창 때는 서울까지 활동 폭을 넓혀서 여행사와 손잡고 단체여행객들을 안내했어요. 한 번 맡으면 최소 3박4일에서 5박6일은 서울에 머물러야 했죠. 당시 요청이 오는대로 관광통역안내사 일을 하면서 월수입이 300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양에서 서울까지 다니면서 최소 3박4일 동안 힘든 여정에 비해 만족스러운 임금은 아니었다고 이옥분씨는 전했다.
“늦게 문화관광해설사 일을 하다 보니 체력이 받쳐주지 않았어요. 대학 신입생이던 둘째가 눈에 밟히기도 했고요.”
중국에서 이옥분씨는 고등학교만 졸업했다고 한다. 결혼 당시 고등학교 졸업장이 우리나라에서 인정되지 않아 검정고시로 초중고를 패스했다.
“어릴 때 끝마치지 못한 학업에 한이 남아서 잘하든 못하든 책을 많이 보려고 해요. 집에서도 인터넷강의 듣고 책을 보면서 쉽니다.”
현재 이옥분씨는 한국방송통신대학을 다니면서 단양에서 문화관광해설사 일을 이어가고 있다. 바쁘게 일하고 공부하는 엄마 밑에서 자란 두 자녀는 일찍이 독립심을 키워 서울 명문대에 진학했다고 이 씨는 자랑했다.
“잘 커준 아이들이 위안이 되고 주변에서는 복 받았다고 말해요.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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