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유농업 전문가 사관학교를 가다-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

치유농업 전문인력 배출을 목표로 하는 국가전문자격시험인 2급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이 지난 11월20일 처음으로 치러졌다. 올해 시행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양성되는 치유농업사는 치유프로그램 개발과 농장 운영, 치유농장·요양원·컨설팅업 등에서 치유농업 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 코로나 시국에 더욱 각광받고 있는 치유농업 전문가를 길러내는 전국 11곳의 양성기관을 본지가 조명한다.

▲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비대면으로 34명의 치유농업사 양성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추첨프로그램으로 대상자 선발…전면 비대면으로 교육
내년 치유농업센터 건립·치유농업사 사후관리 강화 계획

도시농업 이어 치유농업까지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는 2005년 도시농업팀을 전국 최초로 조직한 이후 도시농업관리사를 배출하며 도시농업의 메카 역할을 해왔다. 올 7월 2급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농업기술센터는 도시농업 전문가를 성공적으로 길러왔던 노하우가 충분한 만큼, 전문적인 치유농업 인재를 길러낸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특히 치유농업은 농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서울에서 심신의 건강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점이 많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

▲ 최이진 주무관

최이진 주무관은 “서울시민 30명과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인천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각각 2명씩 추천을 받아 34명을 교육했는데 257명이 지원해 경쟁률 8.56:1을 기록할 정도로 치유농업사에 대한 관심이 정말 뜨거웠다”면서 “교육대상자도 은퇴자들보다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치유농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는 이들이 많았고, 고학력자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는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은 만큼, 선발과정의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추첨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지원자격은 만 18세 이상의 서울시민, 기능사 이상의 농업관련 자격증 소지자, 농업관련 교육을 80시간 이상 이수한 자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한 이들로 한정했다. 조건을 비교적 까다롭게 한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충실히 교육을 이수하고 실질적으로 활동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목적이 컸다.

올해 교육과정은 치유농업과 치유농업서비스의 이해·치유농업자원의 이해와 관리·치유농업서비스의 운영과 관리 등 3가지 교과에 원예학·작물보호학·온실작업안전관리·작물생리학 등 4개 선택과목으로 이론 94시간과 실습 48시간 등 142시간을 진행했다.

최 주무관은 “31명의 외부강사와 농업기술센터 내 관련 전문가를 활용했고, 교재는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기본교재에다 강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교안을 활용해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치유농업센터, 내년 건립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지침으로 대면교육을 할 수 없어 이론과 실기 모두 비대면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줌을 통한 화성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실습과정은 각자 집에서 교재를 받아본 후 직접 식량작물·과수·반려곤충·동물·화훼 등 치유농업에 활용할 소재를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기획·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 주무관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화상교육에 대한 숙련도가 다들 높아서 교육을 진행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면서 “다만 선진농장을 방문해 체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고 밝혔다.

지난달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해야만 하는 수료시험에서도 34명 전원이 통과할 정도로 교육내용은 성공적인 것으로 최 주무관은 판단했다. 그리고 자격시험 후 합격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2차 시험까지 통과할 수 있도록 보수교육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는 예산 3000만 원을 확보해 교육대상자들이 교재와 재료비, 보험료 등을 포함해 50만 원만 부담하면 되도록 지원했다. 농업기술센터는 치유농업사 양성이 일단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내년엔 상·하반기에 걸쳐 대상자를 모집할 계획을 세우고, 프로그램도 더 완비하기 위해 예산 9000만 원을 우선 책정했다.

내년에 건립될 예쩡인 치유농업센터도 호재다. 이곳은 실내외 교육체험장과 야외 치유농장, 시민 휴식공간 등이 조성되며, 치유효과 측정을 위한 장비 등을 갖추게 된다.

“서울 강동구에 들어설 치유농업센터에서 치유농업사 양성을 위한 교육을 더 내실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서울은 장애인과 치매환자, 그 보호자가족과 학교밖청소년 등 치유농업을 통한 프로그램 운영경험이 축적돼 배출된 치유농업사들이 우선 보조·지원강사로 나설 영역이 많고,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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