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 가면 – 충남 서산 ‘명가네힐링농장’
“코로나시대에는 코로나에 맞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돼요.”
충남 서산 명가네힐링농장 김지숙 대표는 농촌융복합산업을 활성화하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6만6100m²(2만 평)와 3300m²(1000평)에 직접 농사짓는 쌀과 아로니아를 소비하기 위해 앙금플라워떡케이크, 쌀베이킹 전문강사자격증을 취득하고, 5년 전 가공과 체험으로 농산물을 다변화해 부가가치를 높이면서다.
시대 읽는 농산물이 농촌융복합산업 성패 좌우
농촌현실에 맞춘 인건비 지원 농업인에 꼭 필요
체험키트로 코로나19 극복
김지숙 대표는 아로니아싱싱초절임·생강조청·식초 등 아로니아의 떫은맛을 잡은 가공식품을 개발해 특허를 냈다. 가공식품들은 명가네힐링농장 체험장 한편에 진열하고 시식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산시농업기술센터 도움이 컸죠. 가공식품교육을 받고 자격증 취득하면서 농산물가공센터에서 아로니아가공식품을 만들었어요.”
김지숙 대표는 충청남도경제진흥원을 통해 홈쇼핑에 가공식품을 출품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며 코로나19로 위축된 판로를 개척했다. 서산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개발한 농가공식품이 홈쇼핑에 선을 보인 건 최초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요즘은 쌀베이킹 실력을 발휘해 체험키트를 생산하고 있어요. 롤케이크, 다쿠아즈, 케이크를 밀가루 대신 직접 농사지은 쌀을 활용해 만들어요.”
쌀베이킹체험키트는 지난해 2천 개 판매됐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지역 초등학교를 찾아갔다면, 이제는 간단하게 짤주머니만 있으면 즐길 수 있도록 키트를 제작해 택배로 전한다. 이외에도 아로니아를 넣은 백설기를 만들어 판매했다.
“자신의 농산물을 얼마나 상품화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해요. 농촌에 살면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성장의 걸림돌은 인건비
“코로나로 인해 가족단위가 많아졌어요. 농장으로 찾아오는 팜파티를 봄·여름부터 활발히 운영하면서 수확체험하고 물놀이하고 식사하면서 편하게 머물다 가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김 대표는 도시민들이 풀빌라를 예약해 휴가를 보내는 것처럼, 농촌에서는 체험학습을 더해 가족을 위한 ‘엄마와 함께하는 건강한 먹거리 만들기’ 프로그램 등으로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여성의 취향에 맞춘 ‘쉬즈팜’ 힐링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앞으로는 농가카페를 운영하고 아로니아가공식품 공식판매처를 오픈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농촌의 인건비 문제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내비쳤다.
“농산물 생산부터 가공, 판매, 체험 등 모든 일을 저와 남편이 하다보니까 지칠 때가 있어요. 농촌융복합산업은 전체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해야 일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데, 고정적으로 사람 쓰기는 부담스럽고, 서류작업 도와주는 인력이라도 있으면 한시름 덜 것 같아요.”
농번기와 농한기가 있는 농촌 특성상 농촌융복합산업이 더 활성화되기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추가인력 1~2명이 일을 분담하면 새로 개발한 프로그램들을 더욱 확장하고, 사업을 넓힐 수 있는데, 현실적 문제가 농촌융복합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어요.
농촌융복합산업에 도전하는 농업인들이 코로나19 제약에도 방역지침에 맞춰 열심히 운영해왔는데, 더 발전하지 못하고 머무는 느낌이라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