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실용화재단 ICT 검인증센터서 구동기·센서 등 성능 시험

▲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ICT 검인증센터를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호환여부를 점검한다.

기자재 표준, 규제 아닌 기회로 봐야
호환성 높이고 편의성 증진해 스마트팜 고도화 목표

고도화 위해 표준 서두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마트팜의 ICT 기자재 국가표준을 확산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2000년대 초반 스마트팜이 시작되며 이를 도입하는 농가가 계속 늘어났지만 여전히 영세한 규모의 업체 비중이 높다. 게다가 그동안 국가표준이 없어 업체마다 쓰는 규격이 제각각이라 도산했을 경우 호환이 되지 않아 통째로 교체해야 될 경우 그 피해를 고스란히 농가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선 국가가 정한 표준이 아직 정착되지 않다보니 농가는 업체가 제시한 수치와 성능이 오차가 얼마인지 어떤 기준에서 원활히 작동하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스마트팜을 도입함으로써 얻게 될 농업인의 기대치와 업체가 구현하는 기술력의 차이로 인해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용어조차 통일돼 있지 않아 농업인과 업체가 각각 혼용함으로써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하 재단)이 국가표준 초안을 짜고 전문가의 자문과 공청회 등을 거쳐 스마트원예와 축산분야에 구동기 9종(KS X 3265)과 센서 13종(KS X 3266)에 관한 것을 포함해 소프트웨어 등 총 6종을 제정했다.

제정된 국가표준에 적합한지 ICT 기자재의 성능을 검인증하기 위해 재단은 농식품부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아 ‘농생명 ICT 검인증센터’를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재단이 검인증하는 분야는 구동기의 천창·측창·보온덮개·차광막·환풍기·유동팬·배기팬·관수모터밸브·냉난방기 등이며, 센서의 온도·습도·이산화탄소·지온·일사·풍향·풍속·광양자·토양함수율·수분장력·감우·pH·EC와 소프트웨어 등이다.

센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측정정확도 오차는 3% 내외로 하고, pH와 EC 연속측정시험 시 오차를 3% 내외로 정했다. 난이도시험은 과부화와 오작동으로 인한 작동정지가 없어야 하고, 마찰에 의한 소음과 진동이 없도록 규정했다. 또한 타업체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수리해도 호환이 되도록 하기 위해 기계·전기적 연결장치 규격을 세부적으로 정했다.

재단은 이렇게 검인증 과정을 통해 업체가 제시한 수치와 오차여부를 실증해 기자재가 국가표준에 적합한 지 여부를 살핀다.

▲ ICT 기자재의 국가표준을 제정해 스마트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업체당 최대 5000만원 지원
스마트농업은 농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통계청의 농업면적조사에 따르면 시설작물 재배면적은 2019년 7만187ha 중 스마트팜은 5383ha로 7.67%에 머물고 있다. 내년 7000ha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율로 따져봤을 때 10%를 넘기긴 거의 어려운 현실이다. 스마트팜을 더 늘리기 위해서 국가표준이 확산되는 게 중요하다고 본 농식품부는 2025년까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국가표준에 기반한 기자재가 생산되고 보급되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계무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K-스마트팜의 초석을 다지는 기회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재단 스마트농업본부 ICT기자재검정팀 한철우 연구원은 “기자재가 국가표준에 적합한지, 호환과 성능은 기준을 충족했는지 검정을 하고 이와 관련한 성적서를 발급하고 있다”면서 “기술지도에 나서 제품을 개선해 기술력을 고도화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술지도는 2025년까지 계획된 검정바우처 지원사업과 연계돼 업체당 최대 50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검정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재료비, 그리고 실증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검정바우처 지원사업은 업체가 제품개선을 목적으로 검정서비스와 KC인증을 받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한국스마트팜산업협회를 통해 보전해 주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스마트팜 ICT 기자재 국가표준 확산 지원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검정시험을 의무적화했다. 지난해 예산규모는 45억 원이던 것이 정부의 코로나발 예산삭감 기조에 따라 올해는 41억 원으로 다소 줄었다. 예산규모가 줄었지만 사업취지에 대한 설명회를 열며 적극적으로 알린 결과 검인증을 의뢰하는 업체는 계속 늘고 있다는 게 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철우 연구원은 “일부 업체가 국가표준을 제정하고 확산하기 위한 정부의 사업을 규제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스마트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본다”면서 “지원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더할나위 없는 기회란 점을 분명히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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