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면서 가축전염병 발생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예년보다 빠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전남 장흥의 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7개월여만인 11월8일 충북 음성의 메추리농장에서 올겨울 들어 처음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더니, 9일에는 전날 발생한 음성 메추리농장의 방역대(3㎞) 내에 있는 육용오리농장에서, 13일에는 전남 나주의 육용오리농장, 그리고 16일 음성의 육용오리농장에서 네 번째 고병원성 AI가 잇달아 확진됐다.

가을부터 전국 주요하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지속 검출되고 있고, 발생지역도 전북 부안과 정읍, 충남 천안 등 전국적 양상을 보임에 따라 또다시 고병원성 AI가 대발생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농가들에게 엄습하고 있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번 달부터 검사주기를 단축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산발적 발생이 계속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6~2017년, 2020~2021년 겨울철에 고병원성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으로 달걀 가격이 급등해 지금까지도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고병원성 AI 발생은 달걀값 파동으로 다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AI 확산 방지를 위해 강도 높은 방역대책을 벌이는 한편, 방역수칙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엄벌을 경고하고 있다. 가축이나 사람이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요즘이다. 각별한 방역노력만이 지금의 역경을 헤쳐 나가는 길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종식이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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