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미래가치 발견하다-스타트업 닥터트루

국내 제1호 ‘농식품 벤처 창업지원기관’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 박철웅)의 올해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 공모결과 역대 최고 경쟁률인 6.1:1을 기록했다. 식품분야부터 농업용 기자재, AI·데이터, 온라인플랫폼 등 전방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농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본지는 농산업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조명해 본다.

▲ 유진실 대표는 대체감미료를 활용해 단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당류 많이 섭취하는 과일청을 무설탕으로 대체
느리게 그리고 건강한 삶 지향하는 제품 내놓고파

음료에 의한 당류 섭취 가장 많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7~2019년 국민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12세 이상 모든 연령이 청과 에이드 등을 포함한 음료류에서 당류를 가장 많이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그래서 제철과일이나 당류가 저감된 음료 섭취를 권고했다.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과일청 소비가 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설탕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닥터트루의 유진실 대표는 설탕 제로의 과일청 제품을 출시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오른 미국 유학에서 저칼로리의 감미료 제품들이 한 코너에 진열돼 있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거기서 창업아이디어를 얻어 칼로리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대체감미료 제품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우선 쉽게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과일청 제품부터 선보이게 됐죠.”

현재 출시된 제품은 대추생강·패션푸르트·레드자몽·딸기·오렌지 등이다. 제품 전면에다 칼로리 숫자를 가장 크게 노출한 이들 제품은 유 대표의 철학이 드러나 있다.

“어느 순간부터 단맛은 건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굳어졌어요. 단맛과 건강은 함께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를 쓴다면 충분히 양립할 수 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게 에리스리톨과 스테비아 같은 대체감미료에요.”

에리스리톨은 설탕의 70%대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는 6%대 수준으로 저칼로리 감미료로 쓰임새가 늘고 있다. 냄새가 없어 먹는 이들의 거부감이 없고 체내 축적되지 않고 배출된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건강한 단맛을 지향하는 닥터트루의 제품들을 알아보는 소비자가 속속 늘면서 매출도 급성장 중이라는 유진실 대표. 작년 1억 대 매출은 올해 최대 18억 원대까지 예상하고 있다. 개인 SNS와 자사몰은 물론이고 쿠팡 등에 입점하며 판로가 다양화되면서 제품 노출도가 크게 상승한 것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각종 첨가물을 넣기보단 오로지 건강한 단맛을 위한 원재료만을 고집한 뚝심이 통한 것이라 유 대표는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시즌별로 제품군을 추가할 계획이다.

▲ 닥터트루의 제품군들

설탕 없는 식탁 지향한다
물론 시행착오 과정도 있었다. 대체감미료를 쓴 제품을 만들려고 했더니 상대적으로 잘 안 녹는 문제가 있었다. 다행히 배합비를 수차례 조정하면서 해결점을 찾아냈다. 그 과정에서 혼자만의 힘으론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다는 걸 절감한 유 대표는 인력 충원에도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창업 초창기인 스타트업이라 인재를 구하는 게 쉽지 않지만 식품관련부터 디자인과 IT, 마케팅 전공자 위주로 충원하고 있어요. 지금 위치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도 대학 내 창업공간이다 보니 타 스타트업과 협업을 한다거나 인재를 유치하는 데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죠.”

새벽배송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유통 플랫폼의 거대기업으로 성장 중인 마켓컬리처럼 유 대표는 닥터트루를 대체 감미료 시장에서 그처럼 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서 과당음료를 대체하는 과일청을 시작으로 설탕이 들어가는 장류와 소스류를 대체하는 제품 출시도 염두하고 있다. 스테비아 제품도 그 연장선이다. 농산물의 당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스테비아는 창업 모토와도 이어져 있다.

“모토가 느린 속도로 천천히 가는 삶을 살자에요. 그게 사업에서도 이어지더라구요. 낮은 가격만을 위해 질 낮은 원재료를 쓰거나 이익만을 위한 건 답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현지 농부들과 직접 만나 유통단계를 줄이고, 건강한 국내산 농산물을 쓰자고 생각했고, 최대한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넘어야 할 고비도 있다. 회사운영에 매우 중요한 직원관리, 노무와 세무를 포함한 법적인 절차들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강원농식품벤처창업센터가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의 고충해결을 위한 전문가와의 자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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