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뉴딜 우리가 선도한다 – 충남 청양 낙원농장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선언하며 농작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탄소 농축수산기술 보급과 기술을 개발하고, 농업인 교육과 훈련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의 내용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충남 청양 낙원농장은 돼지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에너지화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농가에 공급하는 방안의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에 선정됐다.

▲ 시설원예를 하는 김영애, 강석진 모자는 폐열을 활용한 난방수를 하우스에 적극 도입하면서 내년부터 경영비를 절감하게 된다.

농가 경영비 낮추고, 주민 갈등 해결
골칫덩이 폐열, 주민 간 촉매제 역할

어려운 농가에 폐열에너지 확대되길
충남 청양 낙원농장 김영애(63), 강석진(42) 모자는 하우스 8동(2000평)에서 시설원예 농사만 40년 했다. 국내에 멜론재배법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부터 남편이 일본에서 재배기술을 배워오면서 청양의 멜론재배 선도농장이기도 했다. 현재는 방울토마토 재배에 집중하면서 강석진씨는 농산물을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낙원농장은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칠성에너지 인근이어서 고약한 냄새 때문에 작업 환경이 열악했다.
“지금은 칠성에너지가 시설을 개선하면서 예전보다 괜찮아졌지만, 이전에는 공장이 가까워 분뇨냄새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러던 중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 시행 농가로 낙원농장이 선정되면서 김영애씨는 변화를 맞게 됐다. 사업을 통해 폐열을 이용한 난방수를 이송하는 이중보온배관이 농장에 설치되고, 열손실 최소화를 위해 축열조, 순환펌프, 이송관로 등 설치비를 지원받는다.
“남편이 좋은 기회라면서 적극 추진하자고 했어요. 그동안 기름값 부담으로 작물이 빨리 자라기만 마음으로 기원했는데, 이제는 마음 놓고 온도설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업체로부터 이중보온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난방수는 90℃ 수준이라고 김영애씨는 말했다. 한파가 와도 오차범위만큼 가온을 해주면 된다. 그동안 기름보일러를 가동하며 연간 최소 6700만 원의 난방비가 발생했는데, 폐열을 공급받으면 약 85%인 5700만 원이 절감될 전망이다.
“로또 맞은 기분이에요. 이제는 분뇨냄새가 냄새난다고 생각되지 않고, 찌개냄새 같기도 하고 돈 벌게 해주는 돈냄새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낙원농장은 올해 업체에서 폐열이 에너지화 되는 이론교육을 받고, 실질적으로 농장에 난방수를 공급 받으면 시범가동을 통해 온도를 설정해보면서 시연하기로 했다.
“버려지는 에너지였던 폐열을 활용한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은 앞으로 경영이 어려운 농가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사업으로 공급받는 에너지가 농장에 안정화되면 다른 농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서고 싶어요.”

농촌 갈등 없애는 촉매제

▲ 최동석 본부장

칠성에너지영농조합법인 최동석 본부장은 부모님의 양돈업을 물려받았다. 2013년 청양군에서 공동자원화시설 운영을 계획하면서 분뇨를 처리하는 칠성에너지를 설립했다. 8년 전에는 국내 최초 ‘바이오가스플랜트(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생산하는 시설)’로 청양군의 양돈분뇨가 자원화 된다는 사실에 의미 있었다. 
“분뇨의 고농도 미생물을 온도와 습도 등 바이오가스로 에너지화 하는 환경을 만들어 전력을 생산했습니다. 35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해 한국도시가스에 공급했어요.”

칠성에너지는 주로 분뇨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면서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주민들의 분뇨에 대한 혐오감이 커지면서 농촌에 갈등이 깊어졌다.

▲ 주민들이 칠성에너지 입구에 비석을 세워줬다.

최동석씨는 시설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컸다고 한다. 고령농가의 농작업을 도우며 액비를 무상 살포하고, 드론방제도 실시하며 직원들과 봉사하고 있지만 원흉인 분뇨로 인한 갈등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농촌의 골칫덩이인 분뇨를 전기 외에 얼마나 자원화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공동자원화시설이 축산농가는 꼭 필요하지만 악취와 소음, 비산먼지가 발생해 경종농가는 인식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어요. 분뇨로 인한 이질감을 녹여서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되는데, 농식품부의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이 주민들과 상생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면서 불필요하게 생산되던 폐열은 버려지는 양이 더 많았다고 최 본부장은 설명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폐열을 열교환기계로 난방수를 만들어 농가에 공급하게 됐다. 이를 통해 분뇨는 농업의 촉매제가 됐다. 주민들과 친화적인 기업이 되면서 주민들은 칠성에너지를 위한 비석을 공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세워줬다. 주민들의 인정을 받은 분뇨처리시설을 입증하듯 비석에는 ‘청양군 자원화센터 바이오가스 발전소, 증 주민일동’이 새겨져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