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 농촌진흥청 차장

"디지털 기술의 빠른 확산과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이
날로 중요시 되면서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농업 중심에
여성농업인이 있다."

▲ 김두호 농촌진흥청 차장

지난 10월15일은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이었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제1회 세계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농업·농촌에서의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나서고 있다. 올해 기념행사에서 주목된 점은 청년여성이 농촌생활 중에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한 경험 등을 공유하는 대담이었다.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잠재적 가치를 발견해 농업활동을 하거나 거주지를 농촌으로 선택한 청년여성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대담 참여자들의 가감 없는 이야기 속에서 분명해진 점은 여성에게 농업·농촌이 삶터, 일터,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여성농어업인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농어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권익보호, 지위향상, 모성 보호, 보육여건 개선, 삶의 질 제고와 전문 인력화 등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를 계기로 여성농업인을 농촌사회의 주체로 육성하기 위한 분야별 정책·과제 발굴이 활발해졌다. 

농촌진흥청은 여성농업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 연구개발과 안전한 환경에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가족단위의 농업경영에 있어 각 구성원이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가족경영협약 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촌자원을 활용한 창업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소규모 가공창업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여성농업인의 농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쉬운 조작이 가능한 콩 예취·수확기, 자동 접목기, 토양소독기, 나리 구근수확기 등 최근 5년간 23종 3554대의 농기계를 보급했다. 또한 농작업 중 넘어짐 사고(2019)가 남성(27.3%)보다 여성에게서 발생(56.3%)하는 비율이 높고, 근골격계 질환(84.6%, 2019) 발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여성농업인학습단체인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와 협업해 농작업 중 넘어짐이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주제로 매년 전국적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단순하고 일상적인 농작업 시 일의 능률 제고와 위해·위험요인으로부터 농업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손잡이회전가위, 농작업안전화, 농약 방제복 등의 개인 보호구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농현장에서 농작업 안전관리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2015년부터 ‘작목별 맞춤형 안전관리실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547개소의 작목반과 연구회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적용해 농작업위험요인 감소와 안전관리 생활화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농촌마을의 안전관리를 위한 ‘현장 농업인 안전리더 양성교육’을 비롯해 농약중독 예방 교육, 농작업 안전역량 향상교육, 농기계 안전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귀농·귀촌을 선택한 청년 여성농업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하는 관련 연구를 추진 중이다. 농촌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한 실태 분석과 인식개선, 직업인으로서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해 농촌여성의 권익향상과 복지정책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리 사회전반에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이 중요시 되면서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농업의 중심에는 항상 여성농업인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도 세심한 관심과 다양한 방식의 소통으로 여성농업인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실용기술의 개발·보급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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