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숙 한국수양부모협회 회장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이대로 가면 한국 2300년에 없어질 것
하루 낙태 1,000명…싱글맘 지원 늘려야
정부, 정확한 미래예측 국민에 제공해야

 

박영숙(54). 이 시대 참으로 바쁜 여성이다. 그를 따라다니는 직함도 셀 수 없을 정도다. 그중 대표적인 직함이 한국수양부모협회 회장직과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여기에 미래다문화재단 대표, 뉴스포탈 The Futures 대표, 주한 호주대사관 문화공보실장, 연세대 초빙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관공서, 기업체, 학교 등에서 밀려오는 강연 요청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수양부모협회를 이끌면서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주는 일에 앞장서온 그는 요즘엔 ‘다문화싱글맘 하우스’도 운영하면서 가정파탄으로 갈 곳 없는 다문화 여성과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을 돌보며 자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구가 곧 국력”이라고 말하는 박영숙 회장을 만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책과 미래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영숙 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선 인구의 중요성부터 이야기 했다.
“한국은 현재 저출산 추세로 볼 때 2300년이면 없어질 나라예요. 일본은 우리보다 1천년 늦은 3,300년에 나라가 없어질 것으로 봅니다.” “지진 1년 전부터 개미가 도망가고, 인구감소 시장소멸 10년 전부터 기업이 도망간다고 합니다. 없어질 나라에 누가 투자할까요?”

심각하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인구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요?
- “우선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야 해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여성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존경이 살아나야 합니다. 물론 유럽처럼 출산, 육아에 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유럽이 40년 가까이 지속해온 출산율 높이기 정책은 그렇게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사회적 분위기가 우선되어야 하고, 피치 못할 경우 아이를 낳아서 몇 년간이라도 위탁해서 키워 줄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수양부모협회를 운영하게 된 이유도 같은 맥락인가요?
- “한 때는 우리나라가 연간 8만 명 이상의 아이들을 해외에 입양했습니다. 지금은 숫자도 제한되고 크게 줄었지만 한 때 우리는 고아수출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서 자기나라 아이들도 자기가 키우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지요. 그래서 1998년 IMF 이후 버려지는 아이들을 우리가 키워야겠다는 생각에서 ‘한국수양부모협회’를 창립했습니다.
우리 협회는 지난 10년간 약 8천 명의 아이들을 위탁, 양육해 왔으며, 현재 전국 4개 지부를 통해 약 3천 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혼모나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의 배려도 중요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된 활동도 하고 계시지요?    
-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낙태되는 태아의 숫자가 1,000명을 넘어요. 아마도 비공식적인 통계까지 더하면 훨씬 많을 겁니다. 가뜩이나 인구 부족해서 미래가 불투명한 나라에서 귀한 생명을 왜 포기해야 합니까?”
“이처럼 낙태하는 숫자를 줄이긴 위해선, 아이를 낳는 일에 두려움과 불안을 없애주어야 합니다. 싱글맘(미혼모나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을 돌보고 지원하는 일에 사회가 동참해야 겠죠.”
박회장은 이어 미국의 예를 들었다. 미국은 2008년 현재 결혼한 여성보다 싱글맘이 낳는 아이가 더 많다는 것. 이같은 추세가 확산될 경우를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님은 미래학자로서도 이름이 높습니다. 미래예측이 왜 중요한지 말씀해 주시고, 국가가 어떤 정책을 펴 나가야 하는지 알려주십시오.
- “미래를 알지 못하고 달리는 것은 눈을 감고 달리는 것과 같아요. 농경시대 6~7000년, 산업시대 200년 동안은 변화가 빠르지 않아 미래를 몰라도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보화시대는 50년 만에, 후기정보화시대는 10년 만에 지나갈 것입니다. 이후엔 미래를 모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입니다.”
“미래예측 이유는 결국 ‘미래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입니다. 국가는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고 신성장동력을 찾고 미래사회를 미리 보여주는 서비스를 강화해야죠.”

우리나라의 미래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야기인가요?
- “저는 우리나라가 좌파, 우파를 따질 것 없이 모두가 ‘미래파’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온국민이 10년, 20년, 50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해요. 영국이 근로연령을 72세까지 연장한 것은 2050년 쯤이면 평균수명이 120세가 된다는 미래예측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호주에선 만일 내가 'A'라는 물건을 생산할 때 앞으로 이 물건으로 얼마나 먹고 살 수 있느냐고 정부 기관에 물어봤을 때 정부는 이에대한 정확한 대답을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런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어요. 정부의 미래 마인드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위상에 턱없이 모자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변화를 지구촌 미래전문가들은 미리미리 예측하면서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도 국가미래예측팀을 만들어 대응해야합니다. 미래의 장기전략을 세우면서 성장동력을 찾고 미래 이머징 기술을 가장 먼저 포착, 발전시켜 전 세계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국가 차원의 미래예측 시스템이 구축이 시급하다고 보여집니다.
- “당연합니다. 미래의 급속한 변화로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15년 후의 미래를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국가미래기획원’이 필요합니다. 미래예측은 기본적으로 10년의 백 데이타를 가지고 3~4개 미래예측 방법을 사용해 15년 후 미래를 예측합니다. 미래윤리, 과학기술발전, 물 에너지 개발, 국제범죄예방, 여성발전, 평화와 갈등해소, 의사결정 역량강화, 의료보건 강화, 빈부격차완화, 정보통신기술사회 이해, 장기적 정책결정, 민주주의 발전, 출산장려 및 적정인구유지, 지속 가능한 성장 추구 등에서 국가 미래지수를 내놓을 수 있어야 국제사회의 일원이 됩니다.” 
“결국 대한민국 ‘국가미래지수’가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20년간의 각 분야 통계축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영아사망율, 범죄율, 빈부격차, 삼림, 물부족 등등 다양한 통계를 조사, 축적해야죠. 이를 통해 결국 ‘앞으로 뭐먹고 살 것인가’를 찾는 것이 미래예측입니다.”

미래 사회의 단면을 좀 알려주신다면?
- “미래에 대한 예측에서 사회예측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 기술 예측은 거의 100% 맞습니다. 2025년이 되면 자동차 산업은 로봇에 추월당할 것입니다.
하이퍼소닉 비행기를 봅시다. 소닉 비행기는 콩코드입니다. 미국에서 영국까지 5시간이 걸리는데 하이퍼소닉은 2시간 만에 런던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2020년에 상용화된다고 합니다. 보잉과 버진 아틀란틱, 도요타 등에서 컨소시엄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뭐가 꼬이면 늦어졌다가도 또 하나 잘 풀리면 당겨지곤 하지요. 그래서 매일 저녁 정보가 업데이트 됩니다.
지금 IT는 2012년까지만 먹고 살 게 있다고 합니다. 그 다음은 모든 것이 몸속으로 다 들어가 버리죠. 에너지와 환경기술은 2010년부터 먹고 살 게 생기고 의료, 바이오, 유전자공학은 2015년부터 먹고 살 게 생깁니다.
의료분야에선 특히 인공장기 분야도 주목됩니다. 또한 아이들의 눈 색깔도 바꿀 수 있고, 머리 색깔도 바꿀 수 있게 됩니다. 심지어 2030년이면 두뇌까지 바꿀 수 있다고 해요.  

농업은 식량산업으로서 중요합니다. 어떤 전망이 있습니까?
- “줄기세포를 이용해 배양을 통해 공장에서 찍어내듯 식량이 나올 것입니다. 이미 네덜란드 정부는 2012년부터 모든 고기를 줄기세포를 이용, 배양해서 만들어 내겠다고 발표했지요.  덴마크는 2006년 같은 내용을 발표했고, 미국도 10년 후엔 고기를 공장에서 찍어내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축산농가는 바이오재단에 소속돼 큰 돈을 벌게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렇게 변하는 이유는 물부족 때문인데요. 포테이토 1kg에 물이 1천리터나 필요 합니다. 쇠고기 1kg엔 9만9천 리터의 물이 필요하고요. 앞으로 농업은 첨단 바이오 기술과 결합하면서 엄청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여성들의 삶과 역할은 어떻게 전망되나요?
- “여성의 역할은 강화됩니다. 국민 다수가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게 됩니다. 이 때는 농경시대와 산업시대의 남성의 힘과 근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여성의 감성, 센스와 부드러움이 경쟁력이 되지요.”
“가족형태도 핵가족 즉 엄마아빠, 아들딸을 가진 핵가족은 해체되고 다양한 가족형태가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싱글족, 한부모가정, 조부모가정, 독거가정, 동성애가정, 공동체 가정 등이 그 예입니다. 서구의 혼인율은 이미 25%이하로 떨어졌어요. 1부1처제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미래가 여성의 힘과 역할을 필요로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특히 인구가 국력임을 놓고 볼 때 미래 세대들을 낳고 기를 여성의 중요성은 이루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대담=전우승 편집국장
사진=송재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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