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원장의 건강한 중년 100세

"액취증 제거 수술은
수술의사의 성실도와
에크린 땀을 요구한다..."

지금처럼 초음파, 레이저를 비롯한 첨단기계가 없던 시절, 액취증 수술은 겨드랑이의 털이 난 부위를 통째로 없앤 뒤 한 달 가까이 압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수술은 입원 기간도 길고 넓은 면적의 피부를 제거해야 하므로 겨드랑이에 심한 흉터를 남기고 간혹 어깨를 움직이는 데 불편하게 했다.

수술이 개량된 이후에는 피하조직에 있는 아포크린 땀샘을 수술용 가위로 절제하거나 기구를 이용해 면도하듯이 제거했다. 이러한 수술법은 기구 이름이나 의사 이름을 앞세워 특수한 방법처럼 거창하게 말하지만 수술하는 방법은 별반 차이가 없다. 여자인 경우는 보통 한 곳에 겨드랑이 피부선을 따라 가로로 상처가 난다. 그러나 남자는 겨드랑이 부위가 넓어 여러 곳을 절개해야 할 수도 있다. 

액취증을 해결하려 했던 아이디어로 한때 유행했던 절연(絶緣)침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일본의 한 의사에 의해 개발됐는데, 볼펜 심처럼 끝만 전기가 통하고 나머지는 절연이 되는 아주 단순한 원리다. 이 침을 통해 털구멍마다 찔러 부근에 있는 아포크린 땀샘을 태웠는데, 마치 닭털 뽑은 것처럼 살갗에 흔적을 남길 수 있고, 수술 초기에는 만족스런 성공률을 보이나 반년이 지나면 재발률이 높아 요즘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액취증의 치료법 가운데 이처럼 간단하고, 참신한 발상은 찾기 어렵다. 절연침 대신 레이저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피부를 먼저 손상시켜 사용하기 어렵다.

겨드랑이 다한증과 함께 액취증이 있는 경우, 다한증 내시경 수술인 교감신경절단술이 유행이었던적이 있다. 그러나 액취증에는 효과가 떨어지고, 다른 곳으로 땀이 분산되는 보상성 다한증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어 적응증을 넓히기 어렵다.
요즘은 지방흡인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유행이다. 적은 상처에 비해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초음파를 더해 치료하면 지방을 녹여 효과가 훨씬 높아진다.

수술하기 전, 의사와 환자 모두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뿐만 아니라 유방이나, 배꼽, 사타구니 등에 퍼져 있어 모두 없앨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수술할 때 가장 중요하고 당연한 것은 가능한 한 아포크린 땀샘을 많이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 겨드랑이에 퍼져 있는 아포크린 땀샘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겨드랑이털이 난 중앙에 동그랗게 눈(眼)처럼 원을 그리면 그 안에 절반에 가까운 아포크린 땀샘이 있고, 나머지에 40% 정도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모낭이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외곽에 10%의 아포크린 땀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피하지방층이 적어 땀샘을 제거할 때 적잖이 통증을 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드랑이털이 없는 바깥 10%까지 충분히 아포크린 땀샘을 없애는 것이 액취증의 재발을 막는 길이다.

기계도 중요하지만 수술하는 의사의 성실도가 결과를 좌우하는, 에크린 땀을 요구하는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응수/웃는세상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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