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 ‘농부증’ 알고 대처하자

■  건강정보 - ‘농부증’ 알고 대처하자
    대전보건대 물리치료과  박 지 환 교수

 

여성농민 84% 농부증 고통…대책 미흡
나이 많고 노동량 많은 여성이 더 발생
정부·지자체 차원의 지원방안 마련돼야

 

농림어업인의 절반 이상이 ‘농부증 증세’에 시달린다고 한다. 지난해말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농림어업인 복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림어업인 가운데 항상 농부증 증상이 있는 ‘농부증 양성’은 18.0%, 증상이 가끔 나타나는 ‘의증’은 34.9%에 달해 52.9%가 농부증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년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촌에서 장시간 반복 노동을 지속해야 하는 농업인들은 쉽게 ‘농부증’에 노출된다. 농촌지역 특유 ‘농부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확실한 정보와 시원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 사실. 대전보건대 물리치료과 박지환 교수에게 ‘농부증’에 대해 들어보았다.

‘농부증’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병인지?
- 농부증은 오랫동안 농사일에 종사한 농업인들에게 나타나는 근골격계 질병으로서, 어깨나 허리의 통증, 관절염, 손발 저림, 두통, 야뇨증, 불면증, 현기증, 소화불량 등 증상들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일종의 증후군이다. 특히 비닐하우스에서 오랜 시간 구부린 자세와 쪼그린 자세로 일하는 시설재배 농업인의 경우 하우스병으로 발전해 엄청 고생하게 된다.

‘농부증’의 정의는 언제부터 나왔나?
- 처음에는 1943년 일본의 구마가이(Kumagai)가 첫 분만을 경험한 농촌여성들이 어깨 결림, 뒷머리의 압박감, 요통 등의 증세를 호소하는 것을 보고 이를 농부병(Farmer’s disease)이라 불렀다. 하지만 1952년 후지(Huji)는 이와 같은 증상이 여성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고 남성에게도 오며, 하나의 독립된 질병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신체적 증상들이 복합된 증후군이라 하여 이를 ‘농부증’(Farmer’s syndrome)이라고 공식 사용하게 됐다.

‘농부증’의 주원인과 증상은?
- 농업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과로, 피로 축적, 정신적 긴장, 불규칙적이고 불균형적인 식사로 인한 영양부족, 불편한 작업 자세, 고온 다습한 작업환경 등이 농부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농부증은 어깨 결림, 요통, 손발 저림, 두통, 야간 빈뇨, 숨참, 불면, 어지러움,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농부증’ 발생률은 여성농업인이 남성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는?
- 농부증이 여성농업인에게 많은 이유는 농업노동에 가사노동이 가중되고, 근골격계의 신체적 구조가 남성보다 취약해 피로가 쉽게 축적되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요약해 말하자면 근육·골격계의 증상으로 고통 받는 농부증은 여성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농업노동량이 클수록 그 발생빈도가 높다.

그렇다면 ‘농부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전체 여성농업인의 84.3%가 한 부위 이상에서 농부증의 증상으로 현재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도시에 편중돼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또한 일반 근로자의 직업병과 달리 농업인들은 전적으로 농촌지역의료보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운 접근성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농부증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역학조사를 통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지자체의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 근골격계질환의 전문의료인(물리치료사, 의사 등)들의 관심과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여성농업인의 건강증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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