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문화재 주민이 알린다 – 경북 경주 경주읍성생생나들이

코로나19가 심화되면서 활동에 제약이 많은 가운데 코로나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북 경주 시민들은 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원장 최경남)과 중부동발전협의회로 모여 지역에 산재하는 문화재 ‘경주읍성’을 중심으로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인 ‘경주읍성 생생나들이’에 뜻을 모았다. 그리고 2021 코로나극복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 경주읍성생생나들이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왼쪽부터) 김현정 문화관광해설사, 최경남 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장, 최정미 생생역사탐험대진행자

직접 체험하는 문화프로그램에 어린이·시민 ‘만족’
농업인, 체험과 문화해설사로 나서 지역사랑 실천

시민 일상에 스며든 ‘경주읍성’
경주읍성생생나들이는 올해 3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주요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생생역사탐험대, 어르신을 부윤(조선시대 지방관청인부의 우두머리)으로 추대해 행차하는 경주부윤읍성나들이로 구성됐다.

경주읍성은 고려사, 경상도지리지, 조선실록의 기록을 종합하면, 고려 현종 때 처음 축성돼 조선 후기까지 개축돼 오다가 현재에 이르렀다. 경주읍성은 임진왜란의 여파로 현재 동문만 복원돼 있는데, 전통시장과 상가들이 인접한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어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더불어 경주 여행객이면 꼭 들리게 된다는 ‘황리단길’도 가까워 관광객 유입도 쉽다.

▲ 2021 경주읍성생생나들이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주민들이 경주읍성 외각을 행군하며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시공 초월한 퓨전 접목한 역사체험
생생역사탐험대 체험을 진행하는 최정미씨는 벼농사와 고추, 마늘, 배추 등을 재배하는 농업인이다. 최 씨는 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 풍물놀이프로그램을 듣다가, 최경남 원장의 제안으로 경주읍성 생생역사탐험대 체험 진행자로 나서게 됐다.

▲ 최정미 체험진행자

어린이들은 최 씨의 지도 아래 포졸복을 입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3시간 동안 경험하게 되는데, 춤으로 재해석한 포졸 훈련, 장래희망을 적는 호패 제작, 앙부일구(해시계)만들기 등 교과서에서 단순 암기했던 역사를 퓨전놀이로 체험하게 된다.

특히 체험프로그램은 거리두기를 지키고, 여러 그룹으로 구분해 진행하면서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최정미씨는 “아이들에게 역사와 문화재를 연계해 설명해주면서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어 새롭다”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협업하고, 시민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축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중부동발전협의회 주민들이 애정을 갖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최경남 원장은 말했다. 회의에는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한 도의원, 시의원, 동장 등이 참석해 경주읍성 생생나들이사업 진행사항을 검토하고 토론했다.
“중부동발전협의회 주민들이 생생역사탐험대를 체험했어요. 주민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아이들에게 어떤 학습효과가 있는지 알아봤죠.”

체험 통해 어르신과 어린이 소통
경주부윤읍성나들이는 시민 중에 존경 받는 어르신을 명예부윤으로 모시는 프로그램이다. 선정된 어르신은 경주부윤으로 분장하고, 어린이 대표에게서 부윤 임명장을 받아 경주읍성 일대를 행차한다. 명예부윤을 위한 축하연도 갖는데,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여령처용무가 대표적이다.
여령처용무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처용무를 조선시대 궁궐과 지방관아에서 경주 예인들이 춤을 췄던 모습을 시민들이  재연했다. 

▲ 김현정 문화관광해설사

중부동발전협의회 주민이면서 문화관광해설사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현정씨는 자신도 고추농사를 짓는 농업인으로 문화축제에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경주는 크지 않은 지역이고 인구도 농업인으로 구성돼 있어요. 농사만 짓다보면 문화재에 무관심해지기 쉬운데, 지역에 어떤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지 농업인들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특히 김현정씨는 문화 생활하기 어려운 농촌이라는 인식을 깨고, 농업인들이 농사일을 마치고 바람 쐴 겸 지역에서 시도하는 크고 작은 문화재사업에 활발히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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