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다문화가족 보듬기 현장 취재

<농촌전통테마마을에서 짚풀공예를 체험하는 다문화여성들.>

 

농촌 어메니티 체험으로 다문화 융합 도모
미술심리치료 등 안정적 정주위한 연구 추진

10여년 전 일본에서 경기도 연천군 농촌마을로 시집온 하라구미꼬씨는 현재 세 아이의 엄마다. 큰딸은 초등학교 2학년, 둘째딸은 올해 입학, 막내아들은 5살.
하루하루 아이들 챙기고 농사며 집안 살림을 하다보면 하루는 금방가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란 하늘의 별따기. 힘이 들 때마다 친정 부모님과 친구들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우울해진다. 이웃 신참내기 다문화여성보다는 한국말이 서툴지 않아 관내 교육에 참여해 친구도 사귀고 교육도 받고 싶지만 자녀교육과 집안 살림 때문에 쉽지 만은 않다.


우울증 겪는 이주여성 많아
언어와 문화의 격차, 결혼과 출산을 통한 자녀양육, 농사뿐만 아니라 가사 일까지….
한국 농촌으로 시집온 다문화여성들 대부분이 자녀양육, 가사 등 생활 전반에서 표출되는 문화적 간극을 피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은 지난 2월 25일 경기도 연천군내 농촌 다문화가정 30여명을 대상으로 미술심리치료와 농촌 어메니티 체험을 실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연천군농업기술센터 강당에서 대구사이버대학교 임지향 교수와 함께 생활 속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미술로 표현하고 발표하며, 그동안 풀어놓지 못한 답답한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
임지향 교수는 “미술치료결과 대부분의 다문화여성들이 하라구미꼬씨처럼 자녀양육과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갖고 있다.”며 “그동안 자신을 돌보지 못한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 심리상태와 휴식”이라고 말했다.

온 가족 함께 즐기는 ‘농촌 체험’
자신의 고민거리를 속 시원히 털어놓은 다문화여성들은 미술심리치료 후 농촌전통테마마을인 옥계리 마을을 방문해 정월대보름 놀이 등 한국의 전통문화와 도토리를 이용한 묵 만들기 및 짚풀공예를 직접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하라구미꼬 씨는 “아이들 교육에서부터 집안일까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됐다.”며 “쉽게 접할 수 없는 도토리묵 만들기와 짚풀공예로 한국 전통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농촌환경자원과 이상영 과장은 “다문화여성의 평균 연령이 30대이고,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는 등 미래 농촌사회의 성장 동력원으로서 농촌사회 발전을 위해 지역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농촌 현실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사회에 정주할 수 있도록 미술심리치료와 농촌 어메니티 체험 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연구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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